/박성일 완주군수

세종대왕은 문신들에게 휴가를 주어 학문에 전념하도록 한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운영했다. 집현전 학사 중 유능한 인재를 골라 독서에만 전념케 함으로써, 관리들에게 지식 확충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조선은 세종대왕 때 가장 융성한 시기를 창조해냈다.

인터넷과 PC를 통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한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주인 빌 게이츠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고 말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독서는 생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제한된 경험과 활동의 영역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타 분야와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하는 것은 책이다. 책을 통한 사고의 활동범위는 실로 다양하고 넓다.

무엇보다 공직자의 경우 자신이 부족한 분야를 찾아 읽고 배움으로써, 통찰력과 창의적인 사고, 감성의 충만함을 기를 수 있다. 이는 주민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공감을 바탕으로 문화를 융성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앞서가는 지자체는 공직자는 물론 주민이 독서를 통해 새로운 가치, 사고를 만들어낸다. 곧 독서는 지역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주는 등불이자 지역의 미래다.

그러한 점에서 전국 상위 수준의 독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완주군을 눈여겨봐야 한다.

완주군은 민선6기 3년 동안 도서관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과 문화생활의 중심역할, ‘책 읽는 지식도시 완주’ 사업을 통한 민관협력 활성화, 타 지역과의 도서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지역주민 독서회 권장 등을 추진해왔다.

현재 완주군에는 공공도서관 5개를 비롯해 작은 도서관 10개, 학교마을도서관 5개 등 총 2개의 도서관이 있다.

특히 도서관 1개당 주민수는 1만9,200명, 주민 1인당 장서수는 3.23권인데, 이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내년 말에는 이서 혁신도시에 ‘여행, 과학’이란 컨셉의 공공도서관이 들어서게 된다.

이서 혁신도시 공공도서관은 혁신도시 인구급증에 따라 공공도서관,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확충을 위해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 일원에 부지면적 1,850㎡, 건축연면적 2,800㎡,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이 도서관은 주민의 행복한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교육·문화·소통의 공간이자, 4차 산업혁명과 과학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완주군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영유아 북스타트, 어린이 독서교실, 청소년 웹툰 창작공작소, 주부 대상 책놀이 지도사 및 책 읽어 주는 문화봉사단 운영 등 영유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책너울 독서회 등 13개 동아리에 문학기행이나 강좌 등을 지원하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기부리딩 기부리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북적북적 페스티벌’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참여한 가운데 책과 평생학습을 통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완주군의 이같은 노력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호평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2016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책 읽는 지자체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2015년부터 3년 연속 ‘전라북도 작은도서관 운영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또한 문화관광체육부가 주최하고 국가브랜드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 직장인증제’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베이컨은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은 재치 있는 사람을 만들고, 필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고 조언했다.

송나라 말기의 학자 황견(黃堅)이 편찬한 시문선집인 고문진보(古文眞寶)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책으로 인해 부자가 되고, 부자는 책으로 인해 존귀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독서는 자기계발은 물론, 쉼과 성찰의 기회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 완주군과 함께 책과의 교우를 두텁게하는 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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