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과 함께 전주 관광 1번지로 꼽히는 전주남부시장의 40년전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전주시립극단이 제111회 정기공연으로 마련한 ‘시장전설 꽃피는 국밥’은 198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장전설 꽃피는 국밥’(원제 콩나물 국밥)은 제61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앞두고 새 단장에 나선 전주 남부시장을 무대로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순이는 소시민의 주리고 허한 배, 지치고 상한 맘을 뜨끈한 국물과 따뜻한 위로로 다독여주는 국밥집을 운영한다. 하지만 아들 다로는 지겨운 시장 국밥집을 하루 빨리 떠날 기회만 노리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오던 시장 속 사람들은 새 단장의 바람 속에 위기를 맞는다.
  예전 같지 않게 침체돼 가는 시장 경제를 걱정하던 몇몇 상인들은 새 단장이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시루 안의 콩나물 대가리 마냥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옛 시장을 그리며 한껏 부푼 기대를 안고 있다. 반면 자신의 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상인들과 새 단장으로 인해 생계 수단을 빼앗기게 된 노점상들은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이러던 중 새단장 추진 과정에서 시장상인에게 나온 보상금을 누군가 들고 도망치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발생한 상인들 간의 불신은 공사를 위해 투입된 불도저 소리와 엉켜 시장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간다.
  40년전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그 과정이 너무도 현실적이다. 어쩔수 없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들간의 갈등과 그런 와중에도 인정을 잃지 않는 모습은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에 고조영, 국영숙, 김영주, 백민기, 서유정, 서주희, 서형화, 소종호, 신유철, 안대원, 안세형, 염정숙, 이병옥, 전춘근, 정경림, 정준모, 최균, 홍자연, 홍지예 등 시림극단의 연기자들의 농익은 연기도 기대된다. 제작진은 극본 이지현과 연출 홍석찬, 기획 정성구, 총진행 정경선.
  전주시립극단 관계자는 “변하는 것에 대한 설렘보단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이 더 큰 날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잊혀지는 것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척박하고 팍팍할 때가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2일과 3일 오후 7시 30분과 4일 오후 4시에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시작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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