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등산을 위해 홀로 집 인근 뒷산을 찾았다가 오싹한 경험을 했다.

산을 오른 지 20여 분도 채 되지 않은 지점에서 검정색 옷을 입고 검정색 모자를 눌러쓴 채 가만히 서 있는 수상한 남성을 목격한 것.

A씨는 무서운 마음에 등산을 포기했다.

A씨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던 상태에서 전반적으로 흉흉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 무서운 마음에 관뒀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한 방범·예방 보호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모악산, 대둔산, 지리산, 내장산, 덕유산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내 주요 등산로에는 산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킴이 운영, 안심벨 설치, 조명 및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의 예방책이 마련돼 있지만 이에 비해 도심 속 야산의 경우에는 예방·보호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1일 전주와 완주지역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야산을 살펴본 결과 평일 낮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여가시간을 이용해 산을 찾은 여성 주부들이 종종 목격됐다.

일부는 2~3명이 함께 등산을 했지만 대부분 홀로 산을 찾았다.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폐쇄회로(CC)TV와 안심벨 설치 등이 설치되지 않아 안전에 노출된 상황이다.

지난해 등산로 사망 사건 이후 경찰은 예방책으로 순찰지역에 등산로를 포함시켜 순찰을 강화했지만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 여성 주부들이 평일 낮에 산을 방문한다는 점과 경찰이 항상 등산로에 상주할 수 없는 점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방범 장비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의 철저한 대비도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등산은 기본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크므로 2~3명 이상의 동료와 함께해야 한다”며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주변에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 같은 호신 장비를 갖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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