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시께 청소년들로부터 ‘흡연의 성지’로 불리는 전주시 고사동 한성호텔 뒷골목에선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던 여학생 2명은 보건소 단속반이 출동하자 꽁초를 버리고 성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이날은 전주시가 간접흡연 피해 예방을 위해 금연구역을 확대·지정해 운영한 첫날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께 전주시내 한 공원에선 청소년 일부가 무리지어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른 이들은 고성방가도 서슴지 않아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샀다. 여성들은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에 불안감을 내비쳤다.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지만 성인들의 무관심 속에 각종 범죄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하거나 유해 업소에 출입·고용해 적발된 업주가 한 해 수백 명에 달하고, 같은 기간 동안 청소년들의 범죄 적발도 3000건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으로부터 입수한 ‘청소년 관련 범죄 및 경찰청 향후 대책’에 따르면, 전북 지역에선 최근 4년 동안 1681명(`13년 370·`14년 256·`15년 289·`16년 489·`17년 상반기 277)이 청소년보호법 상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판매해 적발됐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유해업소 출입을 허가하거나 고용해 220명(`13년 140·`14년 31·`15년 6·`16년 22·`17년 상반기 21)이 검거됐다.

일부 성인들이 경제적 이윤에 눈멀어 있는 동안 청소년들의 범죄도 여전했다. 청소년들이 흔히 술과 담배를 구매하기 위해 범하는 공문서 위·변조 및 부정행사로 인한 소년 범죄(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의한 범죄) 검거 인원이 346명(`13년 74·`14년 61·`15년 88·`16년 73·`17년 상반기 50)에 달했다. 그 외 폭행 및 상해 등 폭력범죄에 의한 범죄소년도 3267명(`13년 765·`14년 780·`15년 714·`16년 626·`17년 상반기 382)에 해당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에 의한 범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음에 따라 예방, 지원, 관리, 감독, 처벌 등 전반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수한 경찰청 청소년 범죄 대응 강화 대책도 예방 활동으로 ‘폭력서클·학교 및 가정 밖 청소년, 상습 가·피해자 등 우려 청소년 면담 강화’를, 지원 활동에선 ‘전담경찰관 선도 및 지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쉼터,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등 전문기관 연계 강화’, 사후 관리 ‘전담경찰관 정보공유 강화’를 각각 골자로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종필 의원은 “현행법은 청소년에게 유해물 등의 판매, 대여, 배포 및 유해업소 출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정은 없어 다양한 형태의 유해물 판매방식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며 “더 확실한 나이 및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 지문과 같은 신체정보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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