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번 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ASEAN(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동남아시아 순방도 8일부터다.

무엇보다 한미정상회담과 베트남에서 있을 한중정상회담은 북핵문제를 안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정상외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무게감이 남다르다. 청와대는 6일 수석·보좌관회의 대신 트럼트 대통령 방한과 동남아 순방 관련 현안점검회의로 ‘슈퍼 위크’를 준비한다.

 

■미국 대통령 25년만의 국빈 방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정오쯤 한국에 도착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가 공항에서 영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1박2일 방한 첫 일정은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다. 평택 기지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직접 확인하고, 한미동맹 발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양국 장병들을 격려한 뒤 청와대로 이동해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이어서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정상회담은 단독 및 확대회담으로 진행되며, 한미 동맹과 대북정책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두 정상 내외와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빈 만찬이 열린다. 청와대는 클래식과 한국 전통음악을 접목한 퓨전음악, K팝 콘서트 등을 준비했다.

8일에는 국회에서 연설한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만이다. 남 차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 중 미국의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에 대해 연설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내놓는 대북메시지인 만큼 관심을 모은다. 방한 마지막 일정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신남방정책’ 발표 ... ‘한중정상회담’ 관계복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송한 뒤 8일 곧바로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8~10일까지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고, 11~12일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13~14일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ASEAN+3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찾는다.

다자외교 무대가 될 이번 순방은 외교다변화 전략과 더불어 경제협력을 위한 ‘신남방정책’ 구상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천명한 신북방정책과 짝을 이루는 개념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아세안+3 정상회의 때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이 추진 중이다. 지난달 31일 사드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개선을 위한 협의문을 발표한 이후 갖는 첫 만남이다. 경색됐던 양국의 교류협력 회복이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앞서 지난 3일 문대통령은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할 것”이라면서 “한·미·일 3국 공조가 더욱 긴밀해져야 하는 것은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균형외교'를 강조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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