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 초콜릿의 창업자 밀턴 허시는 기업역사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일찍이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미덕을 실천에 옮겼다. 그는 1903년 직원을 위한 도시를 건설한 것을 필두로 주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일대를 허시 타운이라는 모범적 지역으로 만들었다. 또 고아들을 대상으로 한 기숙학교인 밀턴 허시 스쿨도 설립했다. 이 학교는 모든 것이 무료로 불우 청소년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곳이었다. 당연히 지역사회 주민들의 허시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했다.
  허시와 같은 기업을 흔히 착한 기업이라고 부른다. 착한 기업이란 자선이나 기부, 사회 공헌뿐만 아니라 친환경, 투명 경영, 상생 등에 앞장서는 기업을 말한다. 반대는 나쁜 기업이다. 나쁜 기업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비윤리적이고 냉혹한 일들을 서슴지 않는 기업이다.
  과거에는 착한 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경영을 잘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선행을 하는 것과는 별개였다. 기업이라는 조직은 그저 돈만 많이 벌어들이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고 기업은 모리배와 별반 다름없다는 인식이 일반화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이제 그 회사의 사회적 명성과 신뢰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한다.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다. 따라서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착한 투자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에 착한 투자 붐을 일으킨 가마쿠라 투자신탁이 대표적 예다.
  국민연금이 앞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이나 일본 전범 기업 등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제한할 계획이라는 보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그 산하에 사회 책임투자 위원회를 별도 설치해 착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착한 기업은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아니라 이익의 사회적 환원과 기부, 환경, 지배 구조 등 분야에서 그 책임을 다한 기업이다. 이 조치는 그간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 투자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착한 기업은 망한다는 게 속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착한 기업의 시대가 온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착한 기업이 곧 경쟁력이라는 말이다. 수세기 동안 인류 역사에서 돈만 추구하는 데 대한 반성이 일고 있고 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착한 기업과 착한 투자라고 하겠다. 앞으로는 소비자나 투자자나 모두들 착한 기업을 선별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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