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메리카 북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추정된다. 약 2000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재배가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것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계기로 유럽의 에스파냐에 전해졌고 그 뒤 필리핀과 중국, 일본으로 퍼져나갔다.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는 대략 조선조 영조 때인 18세기 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 39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조엄은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발견하고 이를 조선에 들여와 부산, 제주도 등지에서 재배케 했다.
  고구마라는 이름도 역시 대마도에서 왔다. 즉 대마도에서는 고구마를 고코이모라고 부르는 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와서 고구마로 변한 것이다.
  고구마는 원래 구황작물이었다. 명나라 때인 16세기 말 필리핀으로부터 고구마를 받아들인 중국 푸젠성은 한 때 큰 기근이 들었다. 가뭄과 냉해 등으로 거의 모든 작물들이 전멸하다시피 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척박한 땅에 아무렇게나 심어놓았던 고구마가 유일하게 풍작을 이룬 것이다. 이 고구마 덕에 사람들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 사실이 중국 전역에 널리 알려졌다. 학자와 대신들이 앞 다퉈 고구마를 예찬한 것도 바로 구황작물로서의 역할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구마가 구황작물로서만 각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고구마에는 당질과 단백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래서 완전식품으로 환영을 받았다. 특히 식용뿐만 아니라 주정용, 공업용으로 쓰이기도 하고 줄기나 잎을 김치나 나물로 먹는 등 용도도 다양하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게 바로 고구마다.
  최근 전남 해남에서 제8회 동아시아 고구마 국제 워크숍이 열렸다. 동아시아 고구마 친선협회가 주최한 이 행사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전문가와 재배농, 가공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관련 정보 교류와 함께 고구마 산업 경쟁력 향상 방안, 민간 협력 방안 등이 논의 됐다. 현재 한중일 3국은 세계 고구마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고구마가 각종 식재료와 가공식품 원료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어서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구마는 구황작물로서 식량난 해결의 전위대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다른 밭작물에 비해 손이 덜 가면서도 소출이 많아 생산성이 높은 작물이다. 또 영양 측면에서도 우수한 식품이어서 가치를 더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뿌리채소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이 작물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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