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폭 인상 부담에 따라 도내에서도 무인점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매출 부진 속에 운영비를 걱정해야 하는 업주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심야 무인시스템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꾀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와 점포 내 도난 등의 범죄문제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부터 셀프주유소 등 이미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무인시스템의 보급이  최근 대형유통업체,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도내에도 지난 6월부터 ‘이마트24’ 전주교대점이 무인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주 시내 몇몇 패스트 푸드점과 전북대 인근 편의점 등에 무인포스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이마트24’ 전주교대점은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장관리, 재고관리를 위해 인근 관리자가 하루에 2번 점포를 방문하는 게 전부다. 고객은 신용카드 인식을 통해 점포에 입장해, 셀프 계산대에서 구매한 물건을 직접 결제하면 된다.
 ‘이마트24’ 전주교대점 측은 “상품을 고른 뒤에는 카운터에 설치된 셀프계산대로 가서 바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며 “혹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고객 대응용 마이크를 설치해 본사 '헬프데스크' 직원이 직접 대응하고 관리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인점포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역시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점주 입장에선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임금 지불과 교육, 관리하는 비용보다는 무인기기를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북대 대학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은 15평 남짓한 공간에 조리식품에서부터 세면제, 휴지, 음료수, 라면 등 대학가 인근 자취생들을 겨냥한 생활필수품들이 자동판매기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또 롯데리아, 버거킹 등 도내 몇몇 패스트푸드점에도 이미 무인 포스기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인건비 인상에 따라 ‘사람 손’이 필요한 기존 업종에선 무인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직원의 고용 시간을 줄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람이 필요 없게 되면서 일자리 감소 등을 이유로 무인점포 확산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박 모씨(22)는 “마트나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은 그동안 일자리 창출에 순기능이 있었다”며 “무인시스템이 점차 보급되면서 이러한 일자리마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직업 종사자 중 12.5%는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다. 4년 뒤인 2020년에는 대체율이 41.3%, 2025년에는 70.6%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저임금 일자리나 단순 반복 노동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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