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전북도의 방역체계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

도는 최근 부족한 가축방역관 모집에 나섰지만 모집인원의 절반 밖에 채우지 못하면서 AI를 비롯해 구제역 관리에 차질을 빚게 됐다.

14일 도에 따르면 최근 도와 시군에서 가축방역관 채용절차를 진행한 결과 모집인원 44명 중 최종 22명이 선발됐다.

이는 시도별로 공고를 각각 다르게 내다보니 일부 합격자들이 합격 후 재시험을 통해 대도시권으로 이탈하는 농어촌 근무 기피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도시권인 서울의 경우 20대1, 인천 10대1, 세종 8대1 등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집인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전북은 채용과정 당시 인력확보를 위해 시험과정이 생략되는 등 채용절차를 간소화 시켰지만 잦은 AI방생 탓에 방역업무가 고된 지역이란 점에서 기피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채용절차에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시군은 고창(3명)과 정읍(3명), 부안(2명), 김제(1명), 익산(1명) 등 반복적으로 AI 발생한 시군에 집중됐다.

앞서 정부는 가축방역관에 대한 특수업무수당 인상과 인사상 가산점 부여 등 지원책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단순 수당 인상이 아닌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축방역관들의 업무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로 방역 외의 업무까지 담당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수당 인상뿐만 아니라 승진, 업무환경 등의 처우개선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미달 사태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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