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수천점의 국가귀속 문화재가 출토됐음에도 이를 보존·관리할 시설이 없어 타 지역에 관리를 맡기는 현실을 고려해 남원시가 국립박물관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원시의회 양해석 의원은 14일 열린 제218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 이같이 주장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남원은 선사시대부터 격랑의 근대사까지 유적과 유물이 모두 지니고 있는 역사의 고장이다. 특히 1981년 아영면 월산리 고분에서 가야계 고총이 최초 발견된 이후, 두락리와 유곡리의 가야고분군 발견, 고기리와 성산리 제철유적 발굴, 운봉고원의 가야문화유산의 발굴 등을 통해 남원이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이며 유적지임이 다시한번 검증됐다.

보유한 지정문화재를 보면 국보 1점, 보물 26점, 사적 5개소, 명승 1개소, 국가민속문화재 3건, 천연기념물 2건, 유형문화재 33점, 무형문화재 8명, 기념물 8건, 민속문화재 5점, 문화재자료 29건 등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남원지역에서 출토된 국가귀속 문화재만 해도 4,250여점이나 된다.

하지만 남원 지역에는 이들을 보존·관리할만한 시설이 없거나 규모가 안돼 타 지역에 보관·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남원에서 문화재를 보관·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은 춘향테마파크에 있는 남원향토박물관이 유일한데, 그 규모가 건축면적 1152㎡, 전시시설 360㎡, 수장고 72㎡로 전국 150여개 공립박물관 중에서 가장 작고 열악하다. 때문에 더 이상 확대할 전시공간도 없고 수장고도 비좁아 유물을 보관·관리할 수 있는 한계에 와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문화의 고장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남원의 역사적 위상과 문화재 보유현황을 봤을 때 국립박물관이 들어와야 마땅하다.

현재 국립박물관은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경주, 진주, 대구, 김해, 광주, 나주, 청주, 공주, 부여, 전주, 익산, 춘천, 제주 등 전국 13개 지역에 분포돼 있다.

이들 지역과 비교해 보더라도 남원이 더 깊고 많은 역사성과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향후 운봉과 인월, 아영 일대의 가야문화권 조사에서 발굴될 유물까지 합하면 남원지역은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총체적 보고이며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남원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대부분은 타지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에 2797점이 보관돼 있고, 전북대학교박물관에 349점, 전북문화재연구원에 900점,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에 208점 등 남원의 유물이 타 지역 박물관에 분산 보관돼 있는 실정이다.

‘국가귀속문화재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4조에 의하면 발굴된 매장문화재는 출토지역에서 보관·관리 및 전시·활용될 수 있도록 시책을 강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제라도 남원시는 국가귀속문화재의 관리를 위임받을 수 있는 국립박물관을 유치하거나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시행령에 맞는 규모와 시설을 갖춘 시립박물관 건립에 나서야 한다.

또한 전북 정치권과 문화재청에서 설립이 논의되고 있는 국립전북문화재연구소도 국립남원박물관 유치 전략과 병행해 남원에 유치토록 해야 한다.

양 의원은 “우리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우리가 보존·관리하면서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돼 학생들과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관광객들에게 남원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