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한닢

2017 정유년 마지막 달력을 넘겨보니 붉은 숫자 20, 그 밑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일 그렇게 명시돼 있다. 휴일 아닌 휴일이겠다. 우리는 재미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놓여있다. 본인은 문득 삶의 궤적을 타의에 의해 공회전 되지 않았나 거슬러 생각한다. 그 중 대한민국 대통령과 사건을 이어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후 이승만-3.15부정선거, 윤보선-5.16 군사쿠테타, 박정희-궁정동 피살, 김영삼-아들 김현철 감옥, 김대중-아들 홍삼트리오 스캔들, 노무현-부엉이바위 투신, 이명박-형 이상득 만사형통 구속,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탄핵 구속, 그렇게 지나 올해 12월 20일 임시공휴일 정해놓고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당겨 치러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본인 태어나 보건데 어느 한 선거 뒷 탈 없었던 적 드물고, 편한 임기 마감해본적도 드물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천 번에 가까운 외세침략, 조선 오백년 나라안 당파싸움, 36년간 일제강점기, 강대국 이념 싸움으로 동족상잔의 비극, 현재에 와서도 끊임없는 지역 간의 갈등 속에서 선거는 이어진다. 대선 총선 지자체 곳곳 패거리 다툼 고소고발이 산더미만큼 쌓여만 간다.

대한민국 민주 공화국은 선거공화국이다. 모든 매체가 선거를 위해 존재한다. TV, 라디오, 모든 언론, 혈연, 학연, 지연 모두가 역학상관 관계로 소멸과 상생을 반복하며 이어져 간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 오늘의 친구는 내일의 원수로 돌아간다. 밥 먹듯 뒤집어보는 배신의 계절이 다가온다. 정치바람이 마을 뒷동산 참나무 가지를 세차게 흔들며 불어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움직일까? 6.25 한국전쟁 몇 년 후 태어난 본인을 포함한 베이비붐 세대는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태어나 인생 거의가 선거 잡음 속에서 살아왔다. ‘이사람 뽑으면 잘 살겠지’ 하고 말이다. 속아서 살아온 세월 속에서 인연이 악연으로 바뀌는 궤적을 그리면서.... 그래도 처음과 끝을 같이했으면 하는 바램을 또 한번 해본다. 그 옛날 100환짜리 백동전에 찍힌 이승만 대통령 용안, 한닢 땀찬 손아귀에 쥐여지면 세상 온갖 것이 내것인양 품위를 떨었던 시절이 있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끄시는 분들은 전설의 슬픈 인물로 사라지는 동전 한닢 되지말고 동전에 훌륭한 인물로 아로 새겨져 천년만년 국민의 따뜻한 손안에 남기를 바란다.

끝으로 우리나라 위정자를 위한 지침, 부처님 “보적경” 한 말씀으로 마감한다. 마음은 환상과 같아 허망한 분별(分別)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붙잡을 수 도 없으며 모양도 볼수 없다. 마음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 멈추지 않고 거품은 이내 사라진다. 마음은 불꽃과 같아 인因(직접원인)과 연緣(간접원인)에 닿으면 타오른다. 마음은 번개와 같아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순간 순간 소멸한다. 마음은 허공과 같아 뜻밖의 연기로 더럽혀진다. 마음은 원숭이와 같아 잠시도 그대를 있지 못하고 시시각각 움직인다. 마음은 그림 그리는 화가와 같아 온갖 모양을 나타낸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회장 선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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