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전북 고창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H5N6형 조류독감인플루엔자(AI)가 검출된 가운데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올 겨울 들어 도내에서 처음 발병한 AI에 주부와 학부모는 먹거리 안전에, 음식점 등 도소매 종사자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전주시 평화동 A유치원에 “우리 지역에서 AI가 터졌는데 급식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냐. 당분간 오리나 닭고기는 중단했으면 한다”는 문의가 한 원생 학부모로부터 제기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내용의 문의가 또다시 걸려왔다. A유치원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쳐 오리를 비롯한 가금류 배식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A유치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AI나 가축 전염병이 터지면 부모들의 불안이 크다. 학부모들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급식에서 오리고기는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며 “비단 특정 한 곳만의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호성동 한 유통업체에서 만난 주부들 역시 반응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주부 B씨(34·여)는 “아이들이 오리고기를 좋아해 종종 먹는다. AI가 터져 당분간 오리고기는 구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가족들이 먹는 것인 만큼 걱정이 앞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 관련 음식점 등 도소매 종사자는 침울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송년회 등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발병한 AI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자동에서 오리 음식점을 하고 있는 C씨(47)는 “하늘이 노랗다는 심정이 와 닿는다. 연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단체 예약이 벌써부터 취소되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반면 정부에선 AI는 인체 감염 사례가 없고 고온에서 익혀먹는 경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경찰과 군인 등 국가기관은 별도의 조치 없이 집단 급식을 계획대로 꾸려간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인체감염 사례는 없다. 일반 국민들이 야생조류나 AI발병농가와 접촉 가능성이 낮아 인체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5도 이상에서 5분 만에 사열된다. 충분히 가열 조리를 한 경우 감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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