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도내 지자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AI로 지난해 말부터 봄까지 각종 축제나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바 있어 지역경제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송하진 도지사는 도의 실·국장이 참석한 간부회의 자리에서 고창 AI 발생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확산 및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축제·행사 최소화 등 전방위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이에 도는 실·국·과장들에게 야외에서 진행하는 축제·행사를 최소화하거나 취소하고,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지양할 수 있도록 14개 시·군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또 도와 각 시·군의 각종 축제·행사를 파악, AI의 확산가능성이 잔존하는 사례를 선별하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당장 도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2023 세계잼버리대회’와 관련된 ‘범도민 다짐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또 야생동물의 적정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내년 1월 말까지 운영될 고창군 수렵장에 대해 전면 중단을 단행했다. 완주군 수렵장의 경우 AI의 발생추이를 감안해 지속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의 대표적 축제와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축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통 도내 철새는 1~2월 절정을 보이다 3월 초부터 북상을 시작하다 보니 철새이동시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각종 축제와 행사들이 취소·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도내에서 예정됐던 해넘이·해맞이 행사 18개 중 7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취소된 행사는 부안 변산반도 해넘이 어울마당을 비롯해 군산 비응항과 김제 성산공원·임실 운암 국사봉·고창 대산면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맞이 행사와 익산 웅포와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의 해넘이 행사 등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생각한다면 축제나 행사가 필요하지만 가축 질병이 발생한 마당에 강행하기도 어렵게 됐다”면서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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