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가 국내 수입소고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는 등 수입산 소고기의 국내 시장 공략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축산 강국이 모여있는 유럽연합(EU)까지 수입개방을 요구하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어 국내 축산농가들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미국산 소고기의 국내 수입 시장 점유율은 50.7%(9억8,900만달러)로, 광우병 파동 이전의 위상을 되찾았다.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미국산 소고기가 한국 시장을 장악했지만,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 이후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소고기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먼저 이뤄지면서 매년 관세율 인하 혜택을 본 미국산 소고기의 국내 시장 잠식이 꾸준히 진행됐고, 올해 호주산을 앞질러 1위를 차지한 것.
한·호주 FTA 발효(2014년)는 미국보다 2년 늦어 40% 관세를 15년에 걸쳐 균등 철폐하기로 한 기준에 따라 과세를 미국산보다 더 물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지난해 한우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국산 소고기 자급률은 37.7%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축산 강국이 모여있는 EU 회원국들이 한국의 소고기 수입 개방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한·EU FTA가 성과를 거두고 있고, EU산 소고기가 안전한 만큼 한국이 광우병 우려에 따른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U의 문제 제기에 따라 우리나라는 EU 및 스위스·영국 등 14개국 소고기를 대상으로 8단계에 달하는 수입위험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9년 경 네덜란드·덴마크·아일랜드·프랑스산 소고기가 국내 시장에 수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의 평균 수출가격이 미국산의 71%, 호수산의 88%에 달하는 kg당 5.04달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산 한우산업의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EU산 소고기 수입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2028년에는 수입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사육마릿수 역시 감소해 한우산업이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내 축산업계는 "EU산 소고기 수입을 최대한 저지하고, 국내산 생산비 절감 및 품질 고급화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황성조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