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전북무역협회 본부장

돌아오는 12월 5일은 쉰 네 번째 무역의 날이다. 1964년 11월 30일 우리나라 수출이 1억불을 달성한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수출의 날을 기념해 왔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비약적인 수출증가를 보이면서 1980년대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전폭적인 시장개방 압력을 받으면서 수출뿐만 아니라 균형 있는 수입도 촉진한다는 뜻에서 ’수출의 날‘을 1987년 ”무역의 날“로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이후에 2011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불을 달성하면서 무역 1조불을 돌파한 12월 5일로 무역의 날로 변경해서 기념해 오고 있다. 2011년 무역 1조불 달성 이후 2014년까지 4년 연속 무역 1조불 규모를 유지해 왔으나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으로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1조 달러 유지에 실패한 바 있으나 3년만인 올해 무역 1조불 재돌파가 거의 확실시 된다.

  WTO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9월 수출증가율이 18.5%를 기록해서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뒤를 잇는 국가들로는 네덜란드(12.5%), 영국(8.3%), 일본(7.9%) 등의 순으로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의 수출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상품수출이 9.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최근의 수출호조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11월 17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5,012억 달러를 기록해서 5천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이것은 1956년 우리나라가 무역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단 기간 5000억 달러 돌파로서 무역인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함께 기뻐해야할 경사이다. 중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진입과 사드 보복, 북핵 리스크 등의 악재 속에서 이룬 성과라서 더욱 값진 성과이다.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라서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상승과 물량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주력 수출품목이 일부 대기업들의 수출품목에 국한된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IMF는 최근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1% 포인트 상향 조정하여 3.7%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와 무역, 산업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세계경제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고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의 수입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드보복 조치로 얼어붙었던 양국 간 경제교류 관계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기업인들에게 커다란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주력수출품의 수출호조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수출시장을 다변화한 것에 힘입은 것도 크다.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한 거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와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하락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러시아 경제가 최근의 유가 회복과 금융 여건 개선, 시장심리 개선 등으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인들의 지속적인 시장개척 노력이 중요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최근 수출 호조 추세와는 달리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전북지역 수출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것은 산업화 시대 중앙정부의 산업화 정책과 수출촉진 정책 등에 따른 정책결정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우리지역 주도하의 산업과 수출기반을 차근차근 강화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들의 수년간의 기술력 제고와 시장개척 노력을 통해서 자사브랜드의 제품을 직수출하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대기업들의 수출 오더 수주후 지역기업들에게 단순하청 의뢰하여 수출하는 간접수출 방식과 비교해서 자신들이 직접 해외시장에서 판로 개척을 통해 직수출하는 것은 간접수출 규모 백배 이상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경사스런 일이다.

  최근의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러시아-CIS 시장부터 중남미와 아프리카, 대양주 시장 등 전 세계시장을 누비며 개척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우리지역 중소수출기업들 앞에서는 그 어떤 난관과 장애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 돌파와 무역 1조불 재진입의 용오름 기세가 분명코 우리 전라북도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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