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사라는 뜻으로 흔히 쓰는 이벤트란 용어는 깊이 들어가 보면 꽤 복잡다기한 개념이다. 원래 어원은 밖으로 나오다는 뜻의 라틴어 Evenire다. 말 그대로 보면 일상적인 상황의 흐름 속에서 특별하게 발생하는 일 쯤 된다. 여러 기관에서 내린 정의를 보아도 대략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이벤트 연구회에 의하면 이벤트란 ‘공익과 기업이익 등 특정 목적을 갖고 치밀하게 사전에 계획되어 대상을 참여시켜 실행하는 사건, 행사의 총칭’이다. 또 일본 인터크로스 연구소는 이벤트를 ‘광의로는 기간, 장소, 대상을 제한하고 공통의 목적으로 이끄는 의도를 가진 일체의 행사이며 정치 관련 행사나 종교의식은 제외 한다’라고 정의한다.
  또 동양과 서양에서의 이벤트 개념도 차이가 난다. 서양에서 이벤트는 아주 큰 사건이나 행사를 말하는 데 비해 한국과 일본 등 동양에서는 서구보다 더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벤트가 친숙한 개념이 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린 전후였다.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를 메가 이벤트라고 한다. 즉 규모가 아주 커서 개최지의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의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것이 메가 이벤트다. 한국의 경우 88올림픽 이전까지는 이벤트에 대한 인식이 얕았지만 올림픽을 치른 후에는 그 개념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벤트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사회단체 등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열고 있음에도 주먹구구식이고 조직적,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중앙회와 한국이벤트 컨텐츠 학회 등이 주최하는 이벤트 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세미나가 최근 열렸다. 이 세미나는 ‘이벤트 산업 진흥법’의 본격 추진에 앞서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이벤트 산업에 대한 인삭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콘텐츠 분야 기반인 이벤트 산업에 대한 법적 근거뿐만 아니라 소관부처도 없는 현실을 비판하고 제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벤트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산업이다. 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장래가 밝다. 그럼에도 현실은 업계의 영세성과 불합리한 관행, 정부 지원 미흡, 전문 노하우 부족 등 만족스럽지 못하다. 현대 사회를 이벤트 사회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한 이 분야에 더 많은 정책적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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