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안도현 시인 ‘너에게 묻는다’의 한 구절이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겨울,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관심 부족으로 기부 손길이 끊겨 비상이다. ‘검은 진주’로 불리는 연탄과 사랑의 열매로 쌓아 올릴 ‘사랑의 온도탑’이다.

추운 계절 싸늘한 구들장에서 북풍한설과 맞서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22일 전주연탄은행 밥상공동체에 따르면 연말연시를 앞두고 연탄나눔 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후원과 자원봉사는 미비한 상황이다.

지난 10월 28일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되는 연탄나눔 봉사활동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저소득세대 4000가구 연탄 70만장 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 가구당 연탄 200장에서 300장이 전달되는 셈이다.

연탄나눔 봉사활동 한 달가량이 되도록 연탄 후원 2만장에서 3만장 사이, 전달 가구수 100가구, 자원봉사자 1000여명에 그치고 있다.

목표 미달성은 물론, 저소득세대에 대한 혹독한 계절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도 목표 대비 5만장 부족한 65만장을 받아 3500가구에 전달한 바 있다.

전주연탄은행 밥상공동체 윤국춘 대표는 “연탄 후원이 줄어들고 있어 도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며 “연탄은 타고나면 하얀 재만 남지만 따뜻한 사랑은 영원히 남는다. 연탄 천사가 되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은 이달 들어 성금 모금에 돌입한 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전주시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교차로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다. 이듬해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모금은 74억6100만 원을 목표로, 7314만 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오르게 된다.

이날 온도탑 온도는 1.4도로 1억800만 원이 걷혔다. 이는 전년 동기간보다 5800만 원 적은 금액이다.

이종성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이웃을 돕는데 계절이 따로 있을 수 없지만 따뜻한 마음이 더욱 그리워지는 연말이 찾아왔다”며 “희망을 가득 담아 높이 오르는 저 풍선처럼 올해도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겨 추위를 녹여줄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나눔 캠페인 참여는 연탄은행(대표번호 063-226-9022) 1장 600원씩 장수별로 선택해 후원을, 사랑의 열매 주민센터 방문 또는 ARS 기부전화(060-700-0606)를 통해 각각 참여할 수 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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