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지역 공공공사 발주액이 크게 늘었음에도 지역건설업체들의 수주액은 전년대비 감소한 반면, 외지업체들의 수주액은 3.5배 이상 급증하는 등 지역공공공사 발주가 외지업체의 잔치판인 것이 다시 확인됐다.
24일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회장 정대영)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도내에서 발주된 공공공사 금액은 1조8,965억원으로, 전년동기간대비 6,900억원(57.2%)이나 늘었다.
그런데 10월까지 도내업체 수주액은 8,147억원으로 전년동기비 3.5% 감소한데 반해, 외지업체들의 수주액은 8,531억원으로 전년동기비 무려 365.4%나 증가했다.
올해 새만금 관련 대형사업 발주가 늘어나면서 지역건설업체들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으나, 실제 새만금 관련 사업에 참여한 도내업체의 비율은 평균 10%에 불과했고, 이밖에 정부나 지자체가 발주한 대형공사(200억원 이상) 참여비율도 24.4%에 그쳤다.
대신 나머지 대형공사는 모두 외지업체가 차지해 "외지업체만 좋은 일 시켰다"는 푸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역 건설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도내 업체들의 수주 실적도 최악을 달리는 등 지역건설산업 기반이 크게 위협받는 모습이다.
전북지역에서는 통상 공공공사를 연간 50억원 수주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0월 말 기준 도내 682개 종합건설사 중에서 50억원 이상을 수주한 업체는 45개사(6.6%)에 불과하다.
그나마 10억원~50억원 사이가 145개사로 21.2%였고, 10억원 이하가 273개사로 40%였으며, 219개사(32.1%)는 공공공사를 전혀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대영 전북도회장은 "건설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지역 건설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의 SOC예산 축소 영향으로 지역업체 고난의 시기가 장기화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기획재정부가 국토부가 제출한 예산을 전년대비 20% 삭감했고, 향후 5년간 SOC예산을 연평균 7.5%씩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전북 역시 내년 공공공사에 1조2,319억원이 반영돼 올해보다 7.4% 감소하는 등 상황이 어려운 지역업체들이 더 큰 수주난을 겪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정 회장은 "SOC 인프라 투자 축소는 국민복지 저하와 함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SOC 시설 노후화에 따른 국민안전 위험성까지 가져올 수 있다"면서 "정부는 적정공사비 책정 및 SOC 투자 정상화를 추진하고, 도로공사 등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공사에서 지역업체를 우대하는 등 정부와 기관이 지역건설업계의 환경을 고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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