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처음 시행된 유치원 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 시 학부모들의 발품을 줄이고 유치원 교사들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자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입학 신청, 선발, 등록을 한 번에 하도록 만든 온라인 시스템이다.

공립유치원은 모두, 사립유치원은 희망할 경우 처음학교로에서 원아를 모집한다. 처음 실시한 만큼 접속자가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는데 현장에 가지 않고도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에만 해당하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27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처음학교’를 활용하는 공립유치원은 356곳이고 사립유치원은 1곳으로 총 357곳이다. 사립유치원 164곳 중 1곳만 참여, 사실상 공립유치원 입학시스템이나 다름없다.

도내 유치원의 약 31%인 사립유치원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전과 마찬가지로 대개 평일 열리는 추첨일날 유치원으로 향해야 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사립유치원의 불참이 꼽히고 있다.

김용림 전북유치원연합회장은 “공립과 사립 유치원의 출발선이 다른데 동일하게 놓고 선택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학부모 입장에서 공립과 사립 교육비 차이부터 보지 않겠나. 사립을 공립처럼 지원하지 않는 이상 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건 불가하다”고 밝혔다.

사립과 공립 유치원의 차이점이나 유아교육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야별로 특성화된 사립유치원의 장점을 드러내기에 시스템 항목들이 단조롭고 유아들은 작은 것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시설, 교사 등 직접 확인하길 원한다는 것.

모바일에서는 확인만 가능할 뿐 신청은 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다’던 취지를 적극적으로 실현하지 못한다고 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 사업 후 처음 이뤄지다보니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이고 이를 수렴, 내년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며 “특히 사립유치원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모바일 신청이나 부족한 홍보의 문제는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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