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공시설물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경영수익은 좀체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공공시설 운영현황(2016년 기준)’을 공개했다. 기초자치단체는 건립비가 100억원 이상, 광역자치단체는 200억원 이상 투입된 공공시설물이 대상이다.
이 중 전북지역 공공시설은 34개가 포함됐다. 이들 공공시설의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암담하기만 하다. 수익이 한 푼 없는 시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연간 이용객이 매우 저조하다.
실제 장수군이 지난 2007년 건립한 장수 승마장은 지난해 1000여명이 찾는 데 그쳤다. 건립비만 174억원, 운영비용도 2억6700만원이 들고 있지만 한 달 평균 80명만이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완주군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은 건립비용으로 207억원이 투입됐고, 관리인력이 11명이나 되지만 지난해 이용객은 3만2135명에 그쳤다. 입장료 수익은 4000만원에 불과해 인건비 등 6억7600만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조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예회관이나 공설운동장 등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건립비 113억원·연간 운영비만 5억3700만원에 달하는 부안군예술회관의 연간 이용객 2만230명, 건립비 133억원·연간운영비 2억8100만원이 투입된 고창문화예술의전당은 연간 2만2853명만이 이용했다.
도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막대한 건립비를 들여 만든 공공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BTL(임대형 민자)방식으로 운영되는 익산시의 공공시설 대부분은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익산시립모현도서관은 적자만 27억8500만원, 익산예술의전당은 -26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전북도 중·대형 공공시설 중 순수익을 낸 곳은 군산청소년수련관(4000만원)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두 곳이다. 군산청소년수련관의 연간 이용인원은 36만1351명으로 도내 공공시설 이용객 상위 5위안에 포함됐다. 여기에 각종 프로그램 운영과 행사대관으로 얻은 수익은 11억2400만원으로 운영비 10억8500만원을 뛰어 넘었다.
다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순수익이 100만원으로 집계되긴 했지만 전년(2015년) 1억1600만원 흑자에서 대폭 하락해 사실상 적자로 평가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민선 자치단체 출범 이후 선심성 행정이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모의 공공시설 건립을 부채질한다”며 “방만한 운영에서 벗어나 예산절감과 이용인원 확대 등 운영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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