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제조업체들이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빈곤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제조업체 90% 이상이 50인 미만의 기업에 집중되면서 영세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북 제조업 부흥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전북도가 발표한 ‘2017년 전북도 제조업체 실태조사’ 결과 전북지역 제조업체는 지난해 5311개에서 올해 323개(6.1%)가 늘어난 5634개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이 29개소(0.5%), 30~300미만 기업 376개소(6.7%), 50인 미만 기업 5229개소(92.8%)을 기록하며 50인 미만이 근무하는 소기업 등 영세기업이 대부분을 점유했다.

특히 올해 늘어난 323개의 제조업체 중 310개소(95.9%)가 50인 미만이 근무하는 영세 제조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인 이상의 도내 대기업은 지난해 33개소에서 올해 4개사가 줄어든 29개로 지역경제를 지탱한 대기업이 줄어들면서 지역경제 전반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에 포함됐던 현대중공업 군산1공장의 경우 휴업을 결정한 상태며, 익산에 위치한 ㈜울품은 타지역으로 이전, (유)동양실업해외관광은 업종을 전환하며 제외됐다.

또 ㈜세아베스틸, 고덴시케이알㈜, ㈜세대에너텍 군산공장, 한국세큐리트, ㈜솔라파크코리아, ㈜케이씨씨, ㈜LG생명과학익산공장 등은 종업원을 줄이거나 합병을 결정하면서 대기업 군에서 제외됐다. 반면, 동우화이캠㈜과 ㈜아트라스비엑스 등 6개 기업이 대기업에 포함되면서 29개로 집계됐다.

문제는 도내 제조업체 수가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늘다 보니 ‘풍요 속 빈곤’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50인 미만 제조업체는 지난 2014년 4080개에서 2015년 4508개, 2016년 4919개소, 올해 5229개소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영세기업이 증가한 만큼 도내 제조업 매출액은 50억미만~1억 이상이 3557개(63.1%)를 점유했다. 매출액이 1억 미만 기업 역시 931개(16.5%)로 매출액 50억 미만인 제조업체가 80%에 달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전년과 비교해 제조업체 수는 323개가 늘었지만 종사자 수는 75명이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도내 한 경제 전문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와 복지수준, 근로여건 등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한다면 도내 경제상황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며 “도내 제조업체들이 영세성을 극복하고 내실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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