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의 무안공항 경유가 확정된 가운데 전북도는 내심 마음을 졸이고 있다. KTX의 무안공항 경유가 자칫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30일 국토교통부는 2025년까지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광주송정~목포) 개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동정책협의회를 통해 무안공항 경유에 합의, 정부에 계획안 변경을 건의한 지 하루 만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공동정책협의회를 열고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은 광주송정에서 무안공항을 경유해 목포에 이르는 노선이 지역균형발전이나 충청권과 전북지역에서의 무안공항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적합한 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합의했다.
또 “무안공항 경유 안에 합의하면서 정부가 현재 검토 중인 계획안을 즉각 변경할 것을 촉구한다”며 “동시에 관련 예산안이 2018년도에 편성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양당의 합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의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KTX가 무안공항을 경유할 경우 무안~익산까지 소요시간이 40여분에 불과해 새만금 공항건설의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무안공항까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설립 반대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전남도와 광주시는 그동안 전북의 국제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2011년 3월 전남도와 광주시는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계획이 무안 국제공항 활성화에 저해된다며 백지화를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해 전북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13년 9월에는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광주 군공항을 군산공항으로 이전할 것을 국방부에 건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북도가 거세게 반발하는 사태도 연출됐다.
전북도가 민선6기 들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할 때도 광주·전남은 물론 충북에서도 반대해왔다. 자신들의 국제공항 활성화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청주공항은 여객터미널 확장에 이어 천안과 복선전철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청주를 모기지로 하는 저가항공사 취항 등을 통해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자리잡겠다는 의지여서 새만금 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전북도 한 관계자는 “호남 KTX 무안공항 경유,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만큼 대놓고 반대할 순 없지만 지역항공 수요를 뺏길 가능성은 더 커졌다”면서 “새만금 공항 건설에 있어 인근 지자체들의 반대 논리를 설득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비 10억원은 내년 국가예산 반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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