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란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죽음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홀로 살다가 홀로 죽는 바람에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언론 등에서 만든 신조어다. 과거에는 독거노인이 주로 문제가 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노인뿐만 아니라 청장년층까지 고독사에 내몰리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대략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고령화 사회다. 노인이 많아지자 자연스레 중증 질환을 앓는 사람도 늘고 거기에 주위에서 돌볼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잦아진 것이다. 또 핵가족화도 고독사를 부르는 사회현상의 하나다. 과거 대가족제도 아래서는 한 집안에 여러 식구들이 같이 생활했지만 요즘에는 1인 가구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치명적인 질환이 와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그 외에도 개인주의 가치관이 대세가 된 것도 고독사를 부채질 하고 있다.
  일본은 이 문제로 가장 골머리를 앓는 나라다. 1980년대 이후 경제침체가 이어지면서 고독사가 빈발했다. 독신자와 비혼자, 무연고자가 급증한 것이다. 2010년의 경우 3만2000여명이 홀로 죽음을 맞았다고 하니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그래서 2007년부터는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라는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고독사는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계기는 1990년대 IMF 외환위기부터라고 할 수 있다.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비정규직이나 구직 포기자 그리고 이혼 부부가 늘면서 홀로 죽는 경우가 빈발하는 현실이다.
  며칠 전 배우 이미지씨가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홀로 숨졌다. 겨우 58세의 나이였다. 그가 죽은 것을 아무도 몰랐고 사망 후 2주 후에야 이웃의 신고로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외인사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사인을 신장 질환으로 인한 쇼크로 추정했다. 폐쇄 회로 TV를 확인한 결과 이씨는 지난 8일 이후 외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형적인 고독사였다.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누구라도 고독사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고독사를 나의 문제로 여기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사회적 관심도 적고 당국의 정책적 대응도 미온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통계조차 잡지 않고 있다. 독거노인의 경우 전체 119만 명 가운데 관리 대상이 된 사람은 겨우 17만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적극적인 일본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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