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된 정읍 ‘무성서원’에서 지난 11월 25일 ‘최치원 환생하다-물처럼 바람처럼_국악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마을주민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이태영 전북대 교수와 이흥재 부원장, 그리고 왕기석, 정민영 명창의 공연을 같이 하며 무성서원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읍 무성서원은 한국 성리학 발전과 서원 건축유형을 대표하는 전국의 9개 서원(소수서원(영주)·도산서원(안동)·병산서원(안동)·옥산서원(경주)·도동서원(달성)·남계서원(함양)·필암서원(장성)·돈암서원(논산))과 함께 세계유산등재에 재도전 한다.
  향교가 중심이었던 전북지역에서 서원으로 세계유산 최종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무성서원이 등재를 위한 여러 노력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를 활용한 여러 사업으로 그 가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정읍시 칠보면에 소재한 사적 제166호 무성서원(원장 이치백) 모현회에서는 2015년부터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무성서원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문화재청의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은 과거 선현의 덕을 기리고 인재를 양성하며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담고 있던 향교?서원문화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문정신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며, 선비들의 지혜와 삶을 융?복합적으로 체험하는 살아 숨 쉬는 문화 사랑방을 복원하고자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무성서원에서는 문화재를 활용하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문화 자부심을 고취시켜 인문정신문화를 계승하고 문화유산 활용의 다양성을 시도함은 물론 지역문화재를 중심으로 주민 공동체를 강화하고자 시작하였다.
  이러한 일은 우리의 전통적 선비사상과 삶의 방식이 어떠했는지, 어떻게 전승되어야 하는지를 주민은 물론 방문객이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때 전통문화 전승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에서 기인하였다.
  무성서원은 풍류도의 시조격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과 불우헌(不憂軒) 정극인(丁克仁) 선생을 중심으로 신잠(申潛), 송세림(宋世琳), 정언충(鄭彦忠), 김약묵(金若默), 김관(金瓘) 등 7인의 배향인물이 있고 정문(正門)으로 현가루(絃歌樓)를 보유하고 있어 풍류도와 서원의 인문정신을 부각시키고 일상화 하는데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무성서원 배향인물의 철학사상을 알아보고 풍류와 도를 생활속에서 구체화하는 강의와 풍류한마당 프로그램계획은 매우 야심차게 오감만족형으로 기획되었다. 또한 무성서원 제향(祭享)에 일반인을 제관으로 참여시킴은 개방형 서원에 한발 나아간 시도로 전통문화에 대한 체험의 기회를 넓혔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마을 내에 위치한 무성서원의 특징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을 비상근으로 참여토록하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은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추진목적을 잘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다.
  2017년도 문화재 활용사업은 “최치원의 사상과 현가루(絃歌樓)의 풍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최치원과 무성서원에 배향된 인물을 중심으로 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풍류도에 대한 개념과 일상에서 풍류의 의미를 일깨우는 과정을 매월 진행하였으며, 정규교육에서 할 수 없는 제관체험과 정가(正歌), 성독(聲讀) 등의 교육이 수시로 행해지는 체험형 전통문화 교육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특히 지난 11월 25일 26일 이틀간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풍류도를 중심으로 한 풍류 판소리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최치원 선생 환생하시다’란 주제로 열린 콘서트는 주민 120여명의 뜨거운 참여로 주민공동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내년에도 무성서원은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최치원의 사상과 현가루(絃歌樓)의 풍류를 찾아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 번째 ‘최치원의 사상과 현가루(絃歌樓)의 풍류를 찾아서’는 선비정신과 풍류정신이 다르지 않음을 전제로, 서원에 배향된 인물의 사상을 풍류마당에서 재현하고 체득하고자 진행되기 때문에 무성서원 배향인물의 선비정신 강좌(講座)를 기본으로 예인(藝人)·풍류객·명인 등을 초청하여 풍류방문화를 복원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두 번째 ‘풍류방 예악회(禮樂會)’는 악(樂)으로, 무(舞)로, 식(食)으로 탐(探)하며, 나아가 현자(賢者)들이 일상의 여유를 즐겼던 명소(名所) 탐방하여 지역문화재에 자부심을 갖게 하였다.
  세 번째 ‘서원 분향례’에 일반인이 제관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정읍시의 대표적 문화축제에 서원 스테이로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시대의 흐름과 소통하는 무성서원이 되고자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들 프로그램은 5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진행한다.
  먼저 ‘풍류방(風流房)에서 피어나는 풍류(風流)와 도(道)’는 풍류(風流)와 도(道) 그리고 무성서원 7인(최치원, 신잠, 정극인, 송세림, 정언충, 김약묵, 김관)의 배향인물을 자세히 알아보는 컨셉이다.
  두 번째 ‘풍류(風流), 무성서원 한옥 위에 내려앉다’는 무성서원의 풍류와 관련하여 7월에는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풍류콘서트를 개최하고 9, 10월에는 무성서원 배향인물과 풍류도를 중심으로 마당창극을 만들어 왜곡된 풍류사상을 바로잡고 정읍의 브랜드 명품 공연으로 만들고자 한다. 무성서원의 풍류성과 최치원, 정극인 같은 배향인물을 중심으로 기존의 연극에서 동적이고 현장성을 담아낼 수 있는 창극으로 확대 진행하여 서원 창극의 신기원을 열고 아울러 정읍의 대표 문화  관광 상품이 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무성서원 예(禮)에서 놀다’는 서원 스테이 프로그램으로 무성서원 춘(春)·추(秋) 대제(大祭) 등에 1박 2일 동안 선비정신과 전통문화를 답사와 체험 등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네 번째는 ‘선비정신 학(學)에 기대다’로 시대를 이어 평생 글을 읽는 공간으로 서원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매주  강학 당을 운영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오감(五感)놀이터, 무성서원에서의 특별한 하루’로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선비정신 체험과 인성 함양을 위한 서원 스테이 프로그램으로 다섯 가지 감각인(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일깨운다는 것을 주제로 참신하고 획기적인 서원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흥재 무성서원 부원장은 “내년 8~9월께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현지실사를 받으면 최종 세계유산 등재 결정은 오는 2019년 7월께 발표된다”며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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