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담그기를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김장철을 맞아 ‘김장특수’를 기대했던 도내 재래시장 상인들이 매출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고 포장김치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직접 김장을 담그기보다는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이 자사 김치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김장철인데도 완제품 소포장 김치 매출이 97%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완제품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특히 그램(g) 단위로 판매하는 소포장 김치의 매출 성장률은 97%에 달했다.
 또한 완제품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연령대는 40대가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0대 34%, 50대 14%, 20대 13%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김장을 직접 하는 40대와 50대의 구매 비중은 50%에 달했다.
 올해 처음으로 홈쇼핑을 통해 김치를 구매했다는 전주시 박 모(44)씨는 “주위에서도 양을 줄이는 분위기”라며 "먹는 식구도 줄어 올해부터는 김장을 하지 않고 그냥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사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직접 김장을 하더라도 집에서 직접 배추를 절이지 않고 절인 배추를 택배로 주문해 김장을 하는 등 편리한 방법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절임배추를 주문해 김장을 담그고 있다는 안 모(52)씨는 "재료 구매와 준비부터 김치 버무리기까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며 “예전에는 직접 배추까지 절여 김장했지만, 절임배추를 사거나 아예 마트에서 김치를 사 먹는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도내 택배 업체들도 지난달부터 김장철을 맞아 명절 못지않게 배송주문량이 넘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한진택배 전주센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절임배추와 김장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배송물품에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최근에는 홈쇼핑에서 발송한 김치들이 하루에 최소 한 구역당 3~5건이 넘는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체감적으로 크게 늘어난 수치이며, 향후 명절과 같이 김장철에도 추가 인력을 보충하는 방안을 본사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편리함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전주남부시장상인 박 모(54)씨는 “요즘엔 사먹는 사람도 많고, 인터넷으로 절임배추는 물론 김장재료까지 주문한다고 들었다”며 “명절특수, 김장특수 등 이젠 재래시장에는 그 어떤 특수도 없는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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