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의 어원을 보면 한문으로 오적어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까마귀 도적이라고 쓴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정설이다. 이는 옛 문헌에 소개된 대로 오징어가 물 위에서 죽은 척 떠 있다가 까마귀가 달려들면 다리로 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다.
  오징어는 전 세계적으로 약 450-500여종이 있다. 한국 연안에는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는 오징어와 갑오징어, 꼴뚜기 셋으로 구분한다. 오징어 가운데 대왕 오징어의 경우 길이가 15m에 달하지만 애기오징어는 겨우 2.5cm에 불과하다. 다리는 10개이며 머리, 몸통, 다리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몸통과 다리 사이에 입과 눈이 자리하고 있다. 특징 중 하나는 주변 환경에 맞게 몸의 색을 변화시키거나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다.
  오징어의 영양 가치는 상당히 높다. 우선 지방이 적고 열량이 낮으며 고단백 식품이다. 단백질의 경우 소고기의 3배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약리적 효과도 있다. 타우린이 들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며 간장 해독 기능도 갖고 있다. 오징어는 혈액 응고를 방지하고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은 “오징어 뼈는 성이 미온하고 맛이 짜고 독이 없으며 부인의 누혈, 귀가 먹어서 들리지 않은 데, 눈의 열루를 다스리고 또 혈붕을 고치고 충심통을 없앤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오징어를 즐겨 먹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수산물 중 1위는 명태고 2위는 오징어였다.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맛은 우리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받는 이유가 됐다.
  그런데 그 오징어가 씨가 마르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 상반기 오징어 어획량은 2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가량이 줄었다. 수온 변화와 중국 어선의 남획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오징어 주산지인 동해안 어민들은 속속 조업을 포기하는가 하면 오징어 가공업체들도 줄줄이 휴업하고 있다. 값도 폭등해 오징어 한 마리에 1만원을 호가하는 실정이다.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어서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오징어는 한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수산물이다. 그럼에도 수년 동안 오징어 어획량이 격감하고 있는 것은 심상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이미 멸종 상태인 명태처럼 우리 연안에서 사라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모양이다. 이제는 어족 보호 차원서 접근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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