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가야문화의 실체 규명을 위해 행정기관과 조사·연구기관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전북도와 호남고고학회를 비롯한 도내 문화유산 조사·연구 10개 기관은 지난 8일 도청에서 ‘가야 조사·연구 및 전시를 위한 업무 협약식(MOU)’을 체결했다.

이는 전북 가야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조사·연구 및 전시활동 등을 통해 정부 과제에 공동대응하고 가야문화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알리는 한편 관광 자원화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앞서 도는 지난달 25일 남원과 장수 경계지역인 봉화산 치재에 봉수왕국 전북 가야 기념탑을 세우기도 했다. 전북 가야 탑이 세워진 봉화산 치재는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 국경을 형성, 영호남 화합의 장소로서도 의미가 있다.

또 이날 전북지역 가야문화유산의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북가야의 역사적 위상과 실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자 ‘전북가야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전북도와 남원시, 장수군이 공동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은 심승구 교수(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의 ‘세계유산과 전북가야의 미래전략’과 최완규 교수(원광대학교)의 ‘전북가야와 백제의 역동적 교류’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이 진행됐다.

또 ‘위세품으로 본 전북가야의 위상과 그 성격’(김재홍·국민대학교 교수), 중국 남조와 전북가야의 교류(리군·중국 영파박물관 부관장), ‘전북지역 철기문화의 독자성’(유영춘·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 ‘전북가야 가야 고분의 독자성’(전상학·전주문화유산연구원), ‘전북가야의 봉수운영과 그 역사성’(조명일·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 등 5가지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중국 영파박물관의 리군 부관장은 남원시 아영면 월산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중국계 청자인 계수호(鷄首壺·닭머리 모양의 단지)의 역사적 의미를 살피고, 이를 통해 전북가야와 중국간의 교류 관련 사실을 조명해 청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송하진 지사는 “전북가야의 실체와 가치가 하루빨리 규명되기 위해서는 발굴기관의 열정이 필요한 만큼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향후 정비와 활용사업을 위한 국가예산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가야 유물은 남원·장수를 중심으로 7개 시·군에 690개의 유적(고분 448개, 제철 129개, 봉수 68개, 산성 45개)이 분포돼 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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