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한 해 세 번의 개인전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던 이봉금이 오랜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이봉금 아홉 번째 개인전 ‘그것은…?’전 개막식이 8일 열려 21일까지 전주 동문거리 복합예술공간 차라리언더바에서 열린다.
  지난 전시에서 ‘공존’을 주제로 ‘자연을 대하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 인 것’을 이야기했던 그가 이번에 보여주는 주제도 그동안 견지했던 큰 테마 안에 있지만 그 깊이는 더해졌다.
  “나이 마흔 살을 불혹이라고 해잖아요. 세상일에 갈팡질팡하지 않는 나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스스로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내가 그동안 목표했던 것들을 향해 어떻게 걸어왔고, 얼마나 걸어왔는지 등등이요.”
  과정을 돌이켜보는 시간 속에 꿈, 이상, 행복 등 순간순간의 의미를 떠올렸다. ‘얼마나 깊이 간직했던가? 그런 과정에 내가 잊고 산 것은 없었을까? 있다면 어떤 것일까?’
  그의 생각은 파랑새에 닿았다. 프랑스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유명한 희곡 ‘파랑새’
  손에 넣으면 죽어버리거나 색깔이 변하는 파랑새.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시간이 바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이야기를 파랑새에 담았다.
  초기 ‘밝은 그림자’로 ‘그림자=어두움’이라는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며 주목을 받았던 그의 작품은 맑고 은은한 먹과 채색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채색화 종이에 먹을 사용한 그의 작품은 사의적인 한국화 정신을 올곧이 담고 있다. 특히 채색이 갖고 있는 상업적인 이미지를 경계하면서도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주요 기재로 삼는 일은 그이기에 가능해 보인다.
  차라리언더바에는 60호 작품부터 20호 작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이 전시된다. 하지만 공간 문제로 당초 의도했던 대로 작품을 걸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는 “6개의 작품을 한 나무로 엮어 전시하려고 했지만 공간 문제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며 “내년에는 당초 구상대로 작품을 걸 수 있는 공간에서 다시 한 번 전시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전 전시에서는 기존 작품 외에 도자기에 구운 작품을 전시한다. 초벌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구워낸 소품으로 실용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춰 적은 비용으로 예술품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전북민미협이 지난 9월 이기홍 작가를 필두로 시작한 릴레이 개인전의 다섯 번째 순서로 진행된다.
  이봉금은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첫 개인전을 우진문화공간에서 가졌으며 60회가 넘는 초대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지난 2006년 온고을미술대전 입상을 시작으로 한국미술대상전 우수상(2009), 국제여성 미술상 수상(2014)에 이어 2014년 국제경기안산아트페어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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