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탄소산업, 더 큰 그림을 그려갑니다”
 지난달 25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정동철 원장을 만나 탄소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유일의 탄소산업 전문기관의 원장으로서 나름대로 보람과 성과도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먼저 취임 1주년에 대한 소회와 소감은?
-먼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으로서, 탄소와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우리 전주 시민들과 전북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관심이 없었던, 하지만 그 누군가는 기치를 내걸고 뛰어 들어야 했던 탄소산업에 우리 전주시가 가장 먼저 용기를 내 지혜를 모으고 시간과 열정, 예산을 투자했기에, 오늘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존재하고 대한민국 탄소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향후 전주탄소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등을 통해 국가발전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시작이자 중심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대선 때 거의 모든 후보가 탄소산업을 거론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을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결국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됐는데 쉽게 말해 탄소산업은 무엇인가? 
-최근 들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탄소산업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탄소소재 산업을 일컫는 말로, 주로 인조흑연, 탄소섬유,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카본블랙, 활성탄소 등을 6대 탄소소재로 활용한 산업이다.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철을 대체할 소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100년 먹거리’,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신소재중 하나가 바로 탄소소재다. 탄소는 철보다 가벼우면서도 훨씬 튼튼하고, 탄소복합소재는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이미 항공,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소재는 초경량, 고강도, 내마모성, 내열성 등 극한의 물성을 가지고 있으며, 원료부터 부품 및 최종 제품까지 국내 전 산업과 연계돼 있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탄소산업은 기존 부품소재를 대체할 신소재산업으로서 타 산업과의 전후방 연관효과 및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향후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산업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항공업계는 일찌감치 탄소복합재를 활용한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생산기술의 혁신으로 이제는 자동차 부품, 드론 제작, 에너지 저장 등의 소재로도 널리 활용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전주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아울러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탄소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 상황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탄소산업 선진국의 70-80% 정도를 따라잡았다고 생각한다.
6대 탄소 산업분야 중에 전북도는 주로 탄소섬유 및 복합재에 특화돼 있으며,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강도 탄소섬유를 양산하게 됐다. 또한, 지난 5년간 탄소 밸리 구축사업을 통해 관련 기업과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했고, 탄소복합재 관련 최신 장비들이 기술원의 탄소복합재 상용화기술센터에 집적화돼 있어 이 분야에는 최고의 기술과 연구기반이 구축돼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나라의 탄소산업은 지난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기업들도 탄소섬유에 관심을 가졌지만 성능과 가격 경쟁에서 일본 기업에 밀려 2001년 이후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그러던 중 전주시가 탄소산업의 필요성과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불씨를 피우는 일을 2007년 탄소섬유 생산 장비를 구축하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13년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효성은 국내 최초,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기술을 이용해 고강도(T-700급) 탄소섬유 ‘탄섬(TANSOME)’을 개발했다.
이를 발판삼아 전북도와 전주시는 탄소산업 관련 기업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았고, 특히 시는 2009년에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기업의 투자 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투자유치촉진 조례’를 개정한데 이어 2010년에는 지자체 최초로 탄소산업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2015년에는 탄소제품 우선구매 및 수출지원 등을 위해 신 성장산업 육성에 대한 조례도 제정했다.
전북도 역시 2014년 광역단체 최초로 전담부서를 설치했고, 2015년에 탄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이후 전북도와 전주시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16년 5월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탄소산업이 현실적으로 지역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탄소산업의 비전과 전망에 대해 전문가로서 의견은?
-대한민국 탄소산업은 분명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필요성도 있다.
인류발전을 위해 신소재 개발은 분명 필요하고, 신소재 중에서도 탄소소재의 발전 가능성과 필요성은 또한 분명하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우리 전주가 앞장서 투자해 왔고, 노력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지역특화산업을 넘어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임을 확신한다.
탄소산업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첨언하자면, 최근 정부는 중앙부처에 전담부서를 설치할 예정이다.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또 탄소산업이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예상되자, 대구·경북 등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충남을 비롯한 타 지역 지자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탄소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 전주가 앞장서 노력·고생하고 투자해 온 만큼, 그 성과와 결실도 전주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시작이자 중심인 전주와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가칭)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관련 법 개정안 발의됐다. 법 개정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 대응 방안은? 
-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은 분명 필요하다. 나아가 이 진흥원은 분명 전주에 설립돼야 한다. 탄소산업진흥원은 대한민국 탄소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과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적한 것처럼 진흥원 설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합의로 쉽게 통과되리라는 보장이 없어 우려스럽다.
우리 기술원은 진흥원 설립에 대비한 조직개편 등 사전준비와 동시에, 진흥원 설립까지 다소 시간이 걸려 현행법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이를 대비하는 투 트랙을 모두 고려  중이다.
진흥원 설립이 늦춰질 경우에 대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현행법에 따라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발전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산자부는 탄소소재 융복합기술전문연구소, 정보관리전문기관, 전문인력양성기관, 국제교류기관 등의 사업을 추진할 거점 기관을 지정해야 한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연구기관, 국제협력, 인력양성, 정보관리, 종합대책수립 기능을 모두 보유한 거점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미 기능을 조정,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탄소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R&D부터 기업지원, 인력양성, 창업, 마케팅지원 등 모든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체계화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이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산업과 관련한 연구개발사업 및 첨단장비 구축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이를 통한 기업지원 및 창업보육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며, 그동안 나름대로 축적한 성과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가장 큰 보람과 성과는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주역이라는 점이다.
먼저 연구개발 측면에서, 세계에서 3번째로 탄소섬유를 양산한데 이어 최근 탄소섬유 생산원가비용의 30%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산업과 관련해 총 73개의 지식재산권이 특허로 등록됐으며, 주요과학저널에 발표된 다수의 논문과 함께, 연구 과제를 바탕으로 생산한 제품 수만 20여개에 달하고 있다. R&D 분야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고, 소정의 성과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장비구축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총 194개의 장비를 구축했으며, 지난해 9월 탄소 밸리 구축사업 장비들을 집적화한 탄소복합재 상용화기술센터를 개소했고, 이를 기반으로 300여개 이상의 기업들과 창업 보육 지원의 관계를 맺고 있다. 탄소기술교육센터에서는 해마다 10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는가 하면,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한 기업지원의 성공사례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지난 2003년 출범한 국내 유일의 탄소전문 연구기관이다. 기술원은 탄소소재 및 융·복합 산업 육성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구체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탄소섬유의 국산화를 위해 탄소섬유 생산시스템 기반을 구축했고, 그동안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 탄소섬유 국산화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이 전주 친환경첨단복합단지에 탄소섬유 양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기술원의 연구개발 결과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면서 고용창출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탄소밸리 구축사업을 통해 탄소섬유 복합재 성형 및 가공에 필요한 장비들을 구축해 왔고, 지난해 탄소복합재 상용화기술센터 신축을 통해 관련 장비들을 집적화, 탄소복합재 성형 및 가공 기술의 핵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기술개발과 함께 탄소산업 관련기업들이 제품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지원과 인력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정동철 원장은?
정동철 원장은 전북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전북대 석·박사 과정을 거친 뒤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 한국탄소학회 한국복합재료학회 평생회원이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 국정과제 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식견을 바탕으로, 탄소산업이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과감한 성과평가제 도입과 신규 연구과제 발굴 등을 통해 기술원 직원들을 적극 독려하며, 남다른 업무 추진력과 집중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탄소지원법을 바탕으로 전문연구기관 국제교류기관 정보관리기관 전문교육기관 등을 국가로부터 지정받기 위해 조직개편을 한 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송하진 전북지사-김승수 전주시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통령 공약으로 ‘탄소산업의 메카 전북’과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이라는 탄소산업 발전의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에 성공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산업의 융·복합과 상용화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만전의 준비를 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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