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예촌 2지구에 조성된 ‘황희초당’이 물품보관창고로 전락했다며, 이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원시의회 한명숙 의원은 15일 열린 제21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조선시대 최고의 명재상이자 청백리의 상징으로 꼽히는 황희는 건국 초기 조선의 안정을 이룩하고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빛났던 시대인 세종 성대를 이뤄낸 정치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황희는 세종 즉위 즈음에 세자(양녕대군) 폐위 문제와 관련한 태종의 오해와 정적의 모함으로 남원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남원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광통루’란 이름으로 누각을 지은 게 오늘날 ‘광한루’의 시초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남원시는 황희의 유배 생활을 재현하고 반듯한 선비정신을 기리는 마음으로 예촌 2지구에 ‘황희초당’을 조성했다. 초당은 황희정승의 청빈한 삶을 상징해 방 한 칸과 부엌 한 칸에 초가지붕을 씌워 7평 규모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 초당의 방은 취타대의 물품 보관장소로, 부엌은 예촌 2·3지구의 운영물품 보관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관광자원이 물품 보관창고로 전락한 셈이다.

이에 한 의원은 취타대나 예촌 운영물품 보관 장소는 서둘러 다른 곳에 마련하고, 황희초당은 사업취지에 맞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관광포인트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희는 책과 사극,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해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이며, 황희와 관련된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친근감이 있어 황희를 소재로 한 관광자원 개발은 경쟁력이 있다.

황희초당 시설을 보완하고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광한루를 찾은 관광객이 자연스레 예촌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황희초당에 황희의 삶과 철학, 유배생활, 여러 일화를 담은 전시물, 안내판, 모형 등을 설치하고, 유교와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황희초당은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예촌 2지구 사업은 전통문화체험공간을 조성해 광한루와 구도심을 연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2지구 사업이 성공하려면 남원만의 특색있는 스토리를 담은 체험공간을 많이 갖춰야 하는데, 황희초당도 그 중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 의원은 전라남도 강진군의 ‘다산초당’을 예로 들었다. 강진군은 정약용의 삶과 철학을 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다산기념관, 다산오솔길, 남도유배길, 사의재(정약용이 강진에 처음 머물던 곳) 등 많은 관광 명소를 만들었다. 특히 ‘다산기념관’은 청렴인재 공무원 양성교육기관으로 조성해 최근 7년간 전국 공무원 3만명이 찾아 교육비 수입만 45억원에 이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의원은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그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해 새로운 문화컨텐츠로 개발하고 스토리를 담은 관광상품으로 만드는데 남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