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앞두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중심으로 탈당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당 전주시의회 이미숙 의원과 김철영 전 의원은 지난 22일 도당에 탈당계를 냈고, 다른 도의원과 단체장을 준비하고 있는 출마예정자들도 국민의당 옷을 벗고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전주시의회 전현직 의원 2명이 탈당을 한데 이어 26일 국민의당 시도의원들은 통합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등 바른정당과의 통합찬반 투표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도당은 지난 7월 제보증거 조작사태로 한차례 탈당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번엔 바른정당과의 통합찬반으로 텃밭마저 양분될 공산마저 크다.

도내 기초의원 가운데 가장먼저 탈당을 한 이미숙 의원은 “중앙당이 지역 당원의 정서나 여론을 파악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살아남기 위해서 당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은 정체성도 다르고, 노선도 다르다”며 “DJ의 시대정신과 어긋나는 당과 함께 할 수 없어 탈당하게 됐다. 전당대회 당시 연말까지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밝힌바 있다”고 말했다.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A씨는 “국민의당 옷으로 당선되기 힘든 마당에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포기하자는 것”이라며 “도움을 주시는 여러분들이 탈당을 권유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2월 설날전후로 탈당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A씨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반대는 지방선거보다 자신들의 입지를 위한 것 아니냐”며 “이미 지난 7월 제보조작 사건 때 당에 대한 미련은 없어졌으며 무소속이라는 심정으로 지역을 누볐다”고 했다.

국민의당 도당은 지역위원장에 따라 당원들의 통합찬반 투표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통합에 반대하는 도내 대다수 국회의원 지역의 광역-기초의원 및 핵심당원들은 투표에 나서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통합 쪽인 김관영 의원의 군산지역 광역-기초의원 등은 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통합찬반 투표는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지역 정가의 이합집산이 초읽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전북발 집단탈당 위기가 어떻게 작용될지 주목되고 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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