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가야유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가야 유적이 많이 발견된 지역은 장수군을 비롯해 남원시, 진안군 등이다. 이들 지역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경쟁을 벌이던 지역으로만 알려졌지만 지난 1983년 88고속도로 건설 공사 과정에서 가야 고분이 발견되면서 가야 세력이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가야 유적에 관한 조사와 발굴이 조금씩이나마 이뤄지면서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는 작업부터 솥 등 철제 재품이 생산되는 제철 일괄 공정이 한 곳에서 이뤄진 장수 대적골 제철유적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가야사 연구 복원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가야사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으로 커졌다. 그동안 고분군 등 유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굴된 경상남도는 가야사 연구 목적으로 1조원이 넘는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라북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북가야 관련 연구·복원을 위한 T/F팀을 발족하고 전문가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전북도 자료에 따르면 현재 확인된 전북가야 유적은 고분 448기, 제철유적 129곳, 봉수 68곳, 산성 45곳 등 모두 690곳에 달한다. 앞으로 조사연구가 진행되면 얼마나 많은 가야 유적이 발견될지 모른다.
전북의 가야사 연구는 아쉽게도 영남에 비해 이제 걸음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가야, 금관가야 등 우리 귀에 익은 가야는 모두 영남에 존재한다. 대가야가 있던 고령은 이미 가야 고분군에 대한 정비를 마치고 국내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행보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전북은 영남에 비해 가야유적에 대한 관심 및 발굴 등 연구 성과가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가야사 전반이 삼국시대에 비해 연구 결과가 빈약하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가야할 길은 쉽지 않다. 그나마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장수군이 가야 유적에 대한 비교적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 가야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전북 가야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발굴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전북가야에 대한 관심이 보다 구체화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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