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북도립미술관 전시 파행
전북도립미술관이 9월 개최한 ‘아시아현대미술전-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전 작품 배열이 장석원 관장 임기 만료 후 학예실에 의해 ‘19금 부스’가 설치되는 등 일방적으로 변경돼 논란이 일었다. 이는 임기제 국공립 미술관 관장과 학예사간의 갈등이 예술 작품의 전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예술과 외설’ 영역을 작품 자체보다는 ‘공립’이라는 운영기관의 시각에 무게를 두고 전시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는 점에서 많은 미술인들의 비난을 샀다.
2. 전주한지문화축제의 퇴보
전주한지의 가치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오며 전주 대표 축제 하나로 인정받았던 21년 전통의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전주시의회로부터 집중적인 질타를 받으며 한때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폐지 위기에 처했었다. 축제는 지난해부터 전북대 총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대학이 선임한 집행위원장의 독선적인 운영 등으로 말미암아 상금도 제때 지급 못하는 등 ‘올해 최악의 행사’로 평가됐다. 시의회는 내년에는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등을 교체하고 축제 정체성을 살린다는 전제하에 내년 예산을 부활시켰다.
3. 전북가야 재조명 활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야사 연구 복원 필요성을 직접 주문하면서
전북지역 가야 유적이 재조명 받았다. 현재 확인된 전북가야 유적은 고분 448기, 제철유적 129곳, 봉수 68곳, 산성 45곳 등 모두 690곳에 달한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 된 유적으로 앞으로 관련 조사가 진행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전북가야 관련 연구·복원을 위한 T/F팀 및 전문가협의회를 개최하고 영남에 비해 가야유적에 대한 관심 및 발굴 등 연구 성과가 미비한 실정을 확인하고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4. 전주대사습 대통령상 박탈 오명
판소리 심사 비리로 인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올 3월 대통령상을 박탈당했다. 전국 최고의 판소리 등용문에서 심사 비리의 대명사로 전락한 것이다. 관련 심사위원은 전북무형문화재 지정을 박탈당했고 당시 이사장도 퇴진했다. 하지만 대사습 이사회는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과 이를 반대하는 이사들간 다툼으로 소리판의 고질적인 문제들만 드러낸 채 국악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9월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역대 가장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5.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명칭 논란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의 명칭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시립미술관은 자치단체의 대표적인 공공건축물인 만큼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하지만 특정인의 유명세에만 기댄 미술관 건립 추진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공공미술관을 세우면서도 시민들과 지역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문제 지적이 이어졌지만 남원시는 예정대로 명칭을 고수했다.
6. 도시문화재생 논의 확산
전북 지역 곳곳에서 도시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돼 활력을 얻은 한해였다. 개발보다는 보존을, 확장보다는 재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일에 대한 논의가 확산된 한 해다. 특히 전주시는 그동안 각종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오며 국내·외 각종 평가에서 잇따른 수상과 개별사업별로 우수사례를 배우려는 타 지자체의 발길이 끊이질 않으면서 대한민국 도시재생 일번지임을 인정받았다.
7. 전주국제영화제 ‘노무현입니다’ 대박
2017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인 ‘노무현입니다’는 영화제 기간 전회 상영 매진에 이어 개봉 후에도 차트 역주행에 오르는 등 연말까지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재조명된 노무현 전 대톨령의 영향력에 힘입어 지난 5월 25일 개봉해 누적관람객이 185만 5,149명에 이르며 다큐멘터리의 흥행신화를 다시 썼다. 정부 외압으로 퇴보한 부산국제영화제와 비교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8.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대상작 취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올해 기념 공모전에서 오자가 발견된 대상작을 취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조직위는 비엔날레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 속에 곤욕을 치렀다. 이런 진통 속에 열린 서예비엔날레는 그 동안 이어져온 ‘순수서예’의 위상을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앞으로 ‘응용서예’로서의 다원화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 비엔날레를 기약했다.
9. 무형문화유산의 보고 재확인
올 한해 전북에서는 무형문화유산과 관련해 각계각층에서 다방면의 노력이 기울여졌다. 무형문화재들이 모인 전라북도무형문화재연합회가 출범하고, 전주에서는 세계적인 무형유산 석학들이 ‘무형문화유산이 도시의 미래자산’이라는 전주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상징성을 더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심사기구’에 후보등록까지 마친 전북대학교 무형문화연구소를 일방적으로 끌어내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10. 다양한 공연 작품 ‘호평’ ‘천명’, ‘청년이성계’, ‘떴다, 심청’, ‘해적’, ‘실록을 탐하다’, ‘화용도’, ‘달에 깃든 나무’, ‘모양마을 사람들’, ‘레디메이드 인생’등 공립은 물론 민간예술단체에서도 메이드 인 전북 작품이 강세를 이뤘다. 작품성과 예술성, 대중성 등의 면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도 다수.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전라북도 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은 새롭고 신선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작품 창작활동의 다양성 등을 존중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 등 여러 과제도 남겼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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