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을 공장에서 재배한다는 개념은 1960년대 북유럽과 미국에서 처음 제시됐다. 내부 환경을 조절한 폐쇄식 또는 반폐쇄식 공간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개념이다.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고 자연광 또는 인공 광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스템을 식물공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실내에서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장점은 많다. 먼저 기상변동에 영향 받는 경우가 없으니 늘 풍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일정한 양과 맛이 보장되는 만큼 품질 관리에 있어서도 탁월하다. 거기에 병원균이나 해충의 피해를 입지 않으니 농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친환경적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고도의 토지 이용은 큰 메리트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여러 모로 경제적이라고 하겠다. 그 외에도 재배한 농산물은 청결해서 많이 씻지 않아도 될뿐더러 도심 가까운 곳에서 재배할 수 있어서 유통비용도 절감이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공장 설치와 설비 확보를 위해 거액의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초기에 많은 돈이 필요한 만큼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생산비가 많이 드는 것도 부담이다. 인공 광원을 쓸 경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고 양액 등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재료들도 만만치 않은 액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식물공장에 대한 전망은 밝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다수의 식물공장이 세워져 작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 등 여러 기관과 대학, 기업들이 식물공장에 손을 대고 있다.
  일본 캐논 전자가 파종에서 수확까지 전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식물공장을 내년 가동한다고 한다. 군마현 쇼와무라 아카기 사업소 건물을 식물공장으로 활용하는 데 양상추 등 잎채소를 수경 재배할 계획이다. 모든 공정이 로봇이나 자동화 라인을 활용해 완전 자동화 된 게 특징이다. 일본에서 높은 비용부담 때문에 문을 닫는 식물공장이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대기업이 이 분야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농사는 너른 들판에서 짓는다는 통념이 무너져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땅에서 농사를 짓는 전통 방식으로는 식량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처지다. 따라서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정부 등은 이 부문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 수준이다.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식물공장 분야에서 뒤져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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