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상에 63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몰려 있다. 그 중에서 16개 섬에 사람이 살고 있고 나머지는 무인도다. 이 섬들을 묶어 고군산 군도라고 부른다. 원래 이 섬들은 하나의 산처럼 보인다 해도 군산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조선조 때 수군 진영이 뭍으로 옮겨가면서 이름도 따라 갔다. 섬들에는 그 대신 고라는 이름이 하나 더해져 고군산 군도라고 부르게 됐다.
  역사는 아주 오래다. 옛날부터 국제교역의 통로였다. 고려 때는 이곳에 수군 진영을 두고 군산진이라고 했으며 조선 태조 때는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했다.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들을 막기 위한 전진기지였다.
  고군산 군도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부한 어자원으로 이름이 높다. 선유도를 중심으로 섬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른바 고군산 8경을 보면 10리길 백사장인 명사십리를 비롯해 선유낙조, 모래밭에서 자란 팽나무가 마치 기러기 내려앉은 모습과 같다고 해서 평사낙안, 귀양 간 선비가 임금 그리며 흘리는 눈물이라는 망주폭포 등이 유명하다. 또 장자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의 불빛인 장자어화, 신시도 단풍과 달그림자를 이야기하는 월영단풍, 선유도 앞 3개 섬의 모습이 마치 돛단배가 섬으로 들어오는 듯 하다고 해서 삼도귀범도 예로부터 절경으로 꼽혔다. 그리고 방축도 등 3개 섬 12개 봉우리가 마치 여러 무사들이 서 있는 듯 보인다는 무산 12봉도 고군산 8경에 들어 있다.
  물산도 풍부하다. 어류들의 산란 서식장으로 알맞아 예로부터 황금어장이었으며 김과 굴 양식장도 넓게 펼쳐져 있다.
  그 고군산 군도가 드디어 육지와 연결됐다. 지난달 28일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잇는 8.7km의 도로가 완공돼 개통을 본 것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모두 2820억 원이 투입된 대 역사로 고군산 군도가 섬에서 육지로 변하는 천지개벽을 불렀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치가 뛰어난데다 수산자원도 풍부해서 전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정비될 예정이다.
  고군산 군도는 자연경관만 빼어난 것이 아니다. 최치원 선생이 탄생했다는 설화에서부터 여러 가지 전설과 신화, 해양 제사 유적, 매장 문화재까지 다양한 문화유산들을 품고 있다. 연결도로 개통은 이런 자연과 인문적인 자원들이 관광산업으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하면 새만금과 더불어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