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요리는 태국, 중국 음식과 함께 아시아 3대 음식으로 꼽힌다. 오랜 전통과 함께 지역적인 여건이 거의 모든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덕분에 다양성을 가진 게 베트남 요리다. 신선한 재료와 선명한 색 대비, 풍부한 식감과 다양한 향신료의 깊은 맛이 특징이다. 천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문화만큼이나 전통도 깊다. 거기에 소화가 잘 되고 칼로리도 적어 건강에도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베트남은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오랫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1850년 독립 후에는 다시 100년간 프랑스의 치하에 있었다. 그래서 베트남 요리에는 두 나라의 영향이 뚜렷하다. 우선 중국식으로는 야채를 중시하고 젓가락을 쓰며 속이 깊은 프라이팬에 음식을 튀기는 풍습이 있다. 또 빵과 커피가 생활화되고 으깬 새우나 후추, 고수 열매 등으로 만든 고기파이를 즐기는 방식은 프랑스 영향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두 나라 음식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중국 보다는 기름을 적게 사용해 맛이 순하고 산뜻하다. 프랑스 요리법도 극히 일부에만 영향을 주었다. 
  베트남 음식문화를 보면 쌀이 주식이고 부식으로는 육류와 어패류, 채소 등이 쓰인다. 기본은 쌀밥과 국수다. 껌이라고 부르는 쌀밥을 덮밥이나 볶음밥으로 요리해 먹는다. 국수는 퍼라고 부르는데 쌀이 재료이고 여기에 숙주 등 각종 생채소를 넣고 소스를 첨가해 풍미를 낸다. 퍼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쌀이 풍성한 나라답게 이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그 외에도 쌀로 만든 만두인 차지오, 젓갈 발효음식인 늑윽암, 프랑스 바게트 빵과 비슷한 반미 등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요리들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베트남 음식의 인기가 뜨겁다고 한다. 전문 프랜차이즈가 성업 중이고 현지 베트남 음식을 재현하는 음식점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베트남 쌀국수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작년 매출이 전년도 대비 20%나 늘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외국 음식 가운데 가장 한국인 입맛에 가깝기 때문이다. 달지 않으면서 생채소를 많이 쓰고 국이나 조림 등 요리법도 비슷해 한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최근 아주 가까워지고 있다. 경제적 인적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한국 기업의 생산수출 기지이자 한류의 나라이며 사돈 관계가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 추세 속에 베트남 음식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음식문화를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상생 협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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