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한을 방문하고, 남북간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은 오전 10시부터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담을 통해 ▲올림픽 계기 북 대표단 방남 ▲군사당국회담 개최 ▲민족 문제는 민족끼리 푼다는 3개 항목에 대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월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를 확정하고 고위급 대표단을 비롯해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을 역대 최대 규모로 파견한다. 북측이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그러나 우리 대표단의 비핵화 방안 논의 언급에 대해 리선권 북측 수석대표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의제로 다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 명절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은 우리 정부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물론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밝혀온 ‘평창 평화올림픽’이라는 ‘평창구상’이 결실을 맺게 됐다. 아울러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2년 만에 마주앉아 향후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선 이날 회담은 “민심은 천심”이라는데 동의하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성과를 내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북한선수 등록 마감시한을 1월29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서울=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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