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에 분포돼 있는 가야 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이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22일 지정 예고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지난해 2월 사적을 신청했었고 11월 문화재청 현지조사가 두 차례가 진행됐다. 이변이 없는 한 사적 지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북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가야와 백제의 고분 축조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고, 현지세력은 물론 백제와 가야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나와 5~6세기 남원 운봉고원 지역의 고대 역사와 문화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지에서도 여러 차례 기획기사를 통해 밝혔듯이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지역은 전북지역 가야 문화의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곳이다. 영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기존의 발굴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최고급 유물이 출토되어 학계의 큰 주목을 받은 곳이다. 더불어 영남에 비해 조사연구가 더딘 전북지역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구체화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고령 대가야 등 이미 상당한 발굴조사와 연구조사가 진행된 영남의 가야 유적은 이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수준에 이르렀다. 문화재청도 밝혔듯이 이번 지정 예고는 호남지역에서 가야유적으로는 첫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사례로,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의 마중물인 동시에 앞으로 영남지역에 비해 저조했던 호남지역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조사?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가 상반기에 장수 삼봉리 가야 고분군과 침령산성에 대한 고증을 완료하고 추가로 사적신청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북 가야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발굴조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유적이 산재해 있으며 관련 연구도 갈 길이 멀다. 사적 지정도 좋지만 발굴조사 등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사적 지정이나 세계유산 등재라는 ‘결과’에 치중하기 보다는 기본적인 연구에 무게를 두는 가야 유적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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