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보존회 제17대 이사장 선거 일정이 확정되면서 국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재영 현 이사장이 출마를 공식화 한 가운데 이에 도전하는 후보로 김정민 전 부이사장과 강정숙 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투표권을 가진 회원의 자격 문제를 놓고 법적 소송이 벌어지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보존회는 지난 20일 대사습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사장을 선출하는 정기총회 날짜를 결정하고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사회는 이사장 선거를 치를 정기총회를 2월 24일 오전 11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김도곤 이사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권혁대, 유영애, 김연, 이중규 이사 모두 5명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24일 치러질 선거에서는 송 이사장과 김정민 전 이사, 강정숙 이사 3명이 이사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송재영 이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이사장으로 일했지만 이 기간에는 그동안 벌어졌던 일을 ‘정리’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그동안 구상했던 보존회 발전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싶다. 특히 구태와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조직에 변화 바람을 불어 넣어 보존회를 새로운 패러다임이 작동하는, 명성에 걸맞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출마 변을 밝혔다.
  반면 지난해 4월 보존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호소문 작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사직을 박탈당한 김정민 이사는 최근 “지난 10년 간 보존회 부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심사에 단 한 번도 관여한 적이 없다”며 “국악계의 많은 어르신들이 노력해서 이뤄놓은 명성을 회복해서 대사습을 국가문화재로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고 밝힌바 있어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출마가 확실시 된다.
  한편 서울을 중심으로 선거 준비에 나섰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는 강정숙 이사는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출마 결심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선거 한 달여를 남기고 회원 자격 무효 소송이 제기돼 관련 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최근 국악인 A씨는 현 집행부가 지난해 모집한 130여 회원과 관련 이를 의결한 이사회의 결의를 무효화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 현재 이사장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 380명. 이 가운데 138명이 지난해 6월 이후 새롭게 회원으로 가입했다.
  A씨는 23일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이사장 투표권을 가진 회원수가 200명이 채 안됐다. 그러나 이후 송 이사장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전 모집방식과 달리 인터넷 접수만으로 새 회원을 모집하면서 이를 기존 회원들에게 통보도 없이 진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때 새롭게 모집된 130여명의 회원들이 이사장 투표권을 갖고 있어 이번 선거 공정성이 의심받을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대사습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불법과의 이별이 필수적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대사습 회원은 물론 대사습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국악인들이 상생의 길로 함께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 이사장은 “이번 소송은 결과와 관계없이 보존회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A씨를 제외하고 소송에 적극적이었던 국악인들을 만나 회원 모집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며 “또한 A씨가 소송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법적인 판단을 피하지 않을 생각인 만큼 항간에 떠도는 소송 관련 여러 이야기는 ‘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사장 선거 후보 등록은 선거일 7일전부터 시작된다.
  김도곤 선관위원장은 23일 “선관위원들이 앞으로 두어 차례 모임을 갖고 이번 이사장 선거가 정관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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