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국악원 대표작품 창극 ‘춘향실록(春香實錄)-춘향은 죽었다’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오는 2월 8일~9일 양일간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우리나라 대표 러브스토리인 ‘춘향전’의 춘향과 몽룡이 실제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비극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92년 KBS역사스페셜 ‘이몽룡은 실존인물이었다”’다큐멘터리를 통해 대두된 ‘성이성’을 통해 알게 된 춘향의 실제 모습과 판소리 춘향가의 이야기 구조를 더해서 새롭게 구성되었다.
  줄거리는 눈 내리는 광한루를 배경으로 ‘성이성’과 ‘늙은 사내’가 만나며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극이 시작된다. 사랑하는 춘향을 두고 몽룡은 한양으로 떠나고, 새로 부임한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 몽룡은 초로에 접어든 나이에 다시 남원을 찾아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고 슬픔과 한으로 남긴 춘향의 편지를 읽으며 극은 마무리 된다.
  춘향역은 정승희이 밑고 성이성(몽룡)역은 김대일, 늙은 사내(방자)역은 정민영이 각각 맡는다.
  이 작품의 관람포인트는 무대 전체를 뒤덮는 ‘눈’과 판소리 창법으로 편곡된 샹송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이다. 눈과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에게 상상력을 자극해 극을 보는 재미를 한층 더 극대화 시킨다. 또한 반주에는 국악기와 더불어 서양 선율악기 ‘피아노’가 연주 되는데 피아노 선율이 극 중에 자연스럽게 녹여들며 국악기와 판소리,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어 낸다. 작곡자 김백찬이 직접 연주에 참여하고 국악기와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인다.
  연출자 지기학은 “오랜기간 춘향과 관련한 공연물을 다수 구성?연출해 오며 가졌던 고민이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리꾼들이 그려내는 춘향의 모습, 소신(所信)을 지켰고 무변(無變)의 사랑으로 남은 ‘춘향’이란 인물을 재조명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관람권은 전석 1만원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 및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실존인물 성이성(成以性, 1959~1664)은 33세에 과거 급제하여 암행어사를 네 차례나 수행하였으며 조선시대 청백리로 선정된 인물이다. 그의 부친 ‘성안의(成安義, 1561~1692)’가 남원부사로 있던 13세~17세까지 남원에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성이성의 ‘호남암행록’ 중 1647년(인조25년) 12월 1일 일기에는 암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남원을 찾았고 이때 남긴 일기에 “흰 눈이 온 들을 덮으니 대숲이 온통 희다, 소년시절 일을 생각하느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思少年事 夜深不能寐 사소년사 야심불능매)”가 기록되어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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