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업·식품산업 지원 확대해야

 2017년 외국산 식품의 수입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28조원을 기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7년 수입식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가 수입한 식품은 전년비 7% 증가한 250억8,772만달러였다. 금액으로는 쇠고기가 24억6,378만달러로 1위였고, 돼지고기 16억3,765만달러, 정제·가공용 식품원료 15억6,306만달러, 대두 6억1,222만달러, 밀 5억4,979만달러 등 순이었다. 이 모두는 타국과의 FTA 이전에 농업계가 침탈을 우려했던 품목들이고, 우리 농축산업계가 타격을 입게 될 품목이었다. 이와 함께 수입 속도 역시 우리 농업계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 더욱이 수입국 역시 미국 54억3,332만달러, 중국 41억9,887만달러, 호주 25억7,248만달러, 베트남 11억8,569만달러 등 순으로, FTA 타결 후 우리 농업계의 큰 피해가 예상됐던 국가들의 공습이 거세다.
농민들의 우려대로 농업 주권이 흔들리고 있는데, 트럼프는 한·미 FTA 재검토 카드를 꺼내 다시 한 번 우리 농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 내 농업계에서 한국과의 모든 무역협정을 재점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미 2017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11억7,725만달러로 2016년보다 21.7% 늘었고, 이 중 국내 축산업계에 직격탄이 되는 냉장육 수입액은 3억9,249만달러로 전년비 81.5%나 늘었다. 미국 냉장쇠고기가 국내 식당까지 파고들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는 우리 전통음식인 김치에서도 중국산 저가 김치 공세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는 4,729만달러로 전년비 11%나 증가했다. 국내산 김치의 수출 단가가 kg당 3.36달러인데 비해 중국산 수입단가는 0.5달러에 불과해 앞으로 무역적자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분위기다. 
각국과의 FTA 이전에 정부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외국산 식품 수입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국내 농업 및 식품산업계의 경쟁력 확보는 더디기만 하다. 때문에 예측에 맞춰 추진했던 정부의 관련 산업 육성·지원 정책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우리 농업계는 쌀값 파동, 축사 규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식이면 더 이상 농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말이 쏟아진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졸속 대책만 세워놓고 FTA를 추진했냐는 질타도 나온다. 농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 정부 역시 이에 맞춰 농업 및 식품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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