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한 나라의 국익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예부터 모든 국가는 자기 나라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자기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대화하고 교섭하고 협상해왔다. 이를 외교라고 한다.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안문석 교수가 펴낸 새 책 <외교의 거장들: 한국 외교의 길을 묻다>(인물과사상사)’는 외교의 관점에서 세계 역사를 관찰했을 때 시대별로 빛나는 별에 해당하는 인물들을 골라 그들의 외교에 얽힌 삶을 조명했다. 그들의 외교에 대한 이념, 활동, 성과, 그러한 성과들이 나올 수 있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자세히 서술했다.
  이 책은 19세기 초에 활약한 오스트리아 총리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부터 20세기 말 독일통일을 이룬 한스디트리히 겐셔까지 외교사에서 두드러진 족적을 남긴 10명을 세계 외교의 거장으로 선정해 이들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다루었다. 이들은 모두 세계 외교사의 중대한 변곡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자국의 이익뿐만 아니라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더불어 이들의 활동을 통해 한국 외교의 미래와 비전을 찾는다.
  한국의 외교는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 속에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대한 통상외교를 잘하면 우리의 자동차를 미국에 많이 팔 수 있고, 미국의 값싼 쇠고기가 들어오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정부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외교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주권의 중요한 부분인 군사작전권(전시작전권)을 우리가 확보할 수도 있고, 다른 나라에 맡겨놓을 수도 있다. 북한과의 외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남북 경제 교류가 활성화되어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는 외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동맹 강대국에 대해서는 ‘언제 나를 버릴지 모른다’는 방기 또는 ‘쓸데없이 강대국의 전쟁에 참여하게 될지 모른다’는 연루의 염려를 늘 하게 된다. 동맹이 아닌 강대국들에는 너무 동맹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렇게 동맹 관리도 하고, 동맹 없는 강대국과는 동맹 못지않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더욱이 작은 나라는 외교자원이 열악하다. 인력, 경제력, 군사력 등과 함께 문화적 힘인 연성 권력도 모두 외교자원으로 동원될 수 있는데, 이 모든 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쉼 없이 주변국과 외교전을 벌여야 한다. 모든 게 부족한 작은 나라는 역사에서 배우고 얻지 못하면, 정보와 무한 자원으로 무장한 강대국 앞에 발가벗은 채 설 수밖에 없다.
  저자는 1993년 KBS 기자로 입사했고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국제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한미동맹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북한 현대사 산책>(전5권), <글로벌 정치의 이해>, <오기섭 평전>, <이제 만나러 갑니다>, <김정은의 고민>, <북한이 필요한 미국, 미국이 필요한 한국>, <노무현 정부와 미국> 등이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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