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훨씬 지났지만 신입생으로 대학에 들어 가 처음 만난 과 선배와 동문 선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음주 강요는 물론, 군대에서나 봄직한 얼차려, 성희롱까지.. 신학기 대학의 '악습'이 기억난다. 그런데 이러한 악습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거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기사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도내에서도 지난해 강요, 성희롱, 폭행 등 대학 내 ‘악습’이 잇따라 발생했다. 오죽하면 경찰이 올해 신학기를 앞두고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악습 타파에 나설까. 경찰이 지난해 대학과 교육 당국의 관계자들을 주기적으로 만나 간담회를 열고 대학이나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내 선·후배 간 음주강요, 얼차려는 물론 성희롱이 버젓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 신입생들은 피해가 발생하거나 다른 신입생들의 피해를 목격하면 무리하게 해결하려 하지 말고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실제, 지난해 3월 한 사립대학 조교가 재학생들을 상대로 학생회비를 안내면 이름을 공개한다고 하는가 하면 학과 행사에 미참여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갑질을 했다. 또 다른 사립대 신입생 대면식에서는 성추행이 있었고, 사발식을 강요하거나 거수경례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경찰이 대학 내 인권침해, 가혹행위를 방지하고 건전한 대학문화 조성하기 위해 앞선 사례처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횡포’에 대한 신고를 받기로 해 안심이다. 조언하자면 경찰은 대학내 인권센터나 상담소, 교수단체 등 관련 유관기관과 더 유기적인 체계도 갖춰야 한다. 이는 대학내 자율성이 훼손되는 점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해 피해자를 안전조치하고 사건발생 경위, 피해정도 등을 면밀히 확인한 뒤 사안별 경중에 따라 사건 처리할 방침이다. 형사입건 여부도 신중히 판단하고 명백한 형사처분 대상 사건은 고질적 악습여부, 가해자 범죄경력 등을 확인,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경미 사안은 무리한 입건보다는 즉심이나 훈방하기로 했다. 선배 대학생들에게도 부탁한다. 악습은 뿌리를 뽑아야한다. 대학문화는 대학생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좀 더 성숙한 선배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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