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국회의원

연기금 운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법(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2일, 복지위 전체회의에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이라는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하며 본회의 통과까지 8부 능선을 넘긴 상황이다.

 3전 4기의 심정으로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법 통과만을 바라보며 뛰었던 지난 8개월간의 노력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사실, 일부 의원들의 부정적 의견으로 법안이 장기간 표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번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법은 지난 법안소위에서 이례적으로 3일 연속 3차례나 상정됐다. 법안 대표발의자인 본 의원이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아 법안소위 위원으로 참여해 법안의 필요성을 끈기있게 설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건복지위 소관 907건의 법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한 법안을 3일 연속 3차례나 상정시킨 것은 연기금전문대학원이 전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법안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은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금융산업과 연계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한 국가 안에 다수의 금융중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선진국의 경우 국가당 1개의 종합 금융중심지와 1~2개의 특화형 금융중심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의 경우 이미 4개의 글로벌 금융중심지(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캘거리)를 가지고 있고, 영국은 5개의 금융중심지(런던, 글래스고, 에딘버러, 맨섬, 지브롤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 3의 금융중심지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에 전북은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기금의 이전을 발판으로 서울(국제금융), 부산(파생·해양금융) 다음으로 전주(연기금·농생명)를 제 3의 금융중심지로 선점, 발전시켜 전북의 미래를 이끌어 나아가야 한다.

 현재 전북지역의 금융산업은 인프라 구축이 미약하고, 종사자 수, 생산규모 등도 높지 않아 금융산업 발전이 저조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 이전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연기금전문대학원을 통해 금융 전문가를 육성, 양질의 인력이 확보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산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인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전주로 완전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운용규모가 613조원에 이른다. 한해 국가예산을 웃도는 규모다. 오는 2020년이면 847조원, 2043년에는 2,516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10조 원의 세계 3대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와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으로 ‘연기금·금융 고급 인력풀’이 만난다면 증권사, 금융기관, 위탁운용사, 자산운용사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 금융인프라 조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운용인력과 금융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이에 따른 부가효과와 경제적 파급은 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한국GM 군산 공장의 가동 중단에 이어 공장폐쇄 결정으로 전북 경제는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물론 도민들이 받은 상실감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호남 내에서도 소외를 받는 전북 경제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 나은 전북발전을 위해 악재를 완화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전라도 개도 천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을 시발점(始發點)으로 향후 천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자세로 국민의 삶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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