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대회를 마친 각국 선수들의 입장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폐회식에는 북한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이 함께 자리해 폐회식을 관람했다. /사진=연합뉴스

혹한에도 뜨거운 열정으로 달궈진 17일간의 지구촌 겨울축제가 25일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남북이 함께 하는 ‘평화올림픽’으로 구현해내겠다고 천명해왔다. 그런 면에서 ‘평창, 평화올림픽’은 얼마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선수단·응원단·예술단 등 북한의 대규모 참가를 이끌어냈고,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구성됐으며, 한반도기를 든 남북선수단이 공동 입장하는 광경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감이 높았던 ‘평창, 평화올림픽’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남북 공동입장은 세계를 향한 강력한 평화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만남은 평창 외교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김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문 대통령 평양 초청메시지를 전해 남북정상회담의 기대감을 키웠다.

문 대통령은 방북 초청에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는 말로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대화 선행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평창 현장에서의 북미 접촉이 불발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개막식에는 모두 남과 북 그리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상무위원 등 한반도 문제의 관련 당사국 정상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 올림픽이 평화 외교의 장으로서 갖는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폐막식에도 방남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 대표단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 역시 평화올림픽의 결실인 동시에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를 위한 중재외교가 과제로 남은 셈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지난 23일 청와대 상춘재 만찬에 앞서 문 대통령과 비공개 접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가장 강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말해 비핵화와 남북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비핵화에 소극적인 게 아니라는 뜻을 전하며, 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26개국 정상 외빈 중 총 14개국 정상급 인사와 회담을 가졌다. 미중일러 4강 외교는 물론 북유럽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알리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평창외교의 긍정적인 결실을 만들어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