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꽃집에 나가고 있는 전주시 워킹맘 안 모(38)씨는 요즘 직업이 두 개다. 최근 큰아이 학원비라도 보태 볼 요량으로 평일에 하고 있는 인테리어 사무실 경리일에 더해 꽃집에서 오전, 오후 3시간씩 알바를 하고 있다. 안 씨는 꽃집 일이 손에 익어 조만간 주말 알바 시간을 늘려 볼까 고민하고 있다. 
 최근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힘들어 '투잡'을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23일 잡코리아가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833명을 대상으로 '본업 이외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41.2%가 '현재 알바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동일한 조사 결과 19.9%에 비해 무려 2배가 넘는 21.3%나 증가한 수치다.
 이들이 직장생활과 알바를 병행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추가 수입을 만들기 위해(경제력을 높이기 위해)'란 답변이 83.7%(복수응답)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으며,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25.9%)', '창업 또는 이직을 대비하기 위해(10.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추가수입 증대와 불확실한 고용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현실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직장인들이 부업을 가지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돈 때문이다. 가계지출 증가를 부업을 통한 추가 소득으로 상쇄시키려는 이유에서다. 주된 직업 급여로 생활비와 부채 등을 해결할 수 없어 부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투잡으로 벌어들인 부수입은 주로 식비 등 필수생활비나 여가비 등으로 쓰고 있다.
 맞벌이 부부인 학원강사 전주시 이 모(41)씨는 "남편월급과 제 월급만으로 애 둘을 키우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며 "물가가 오르고 애들이 커가기 때문에 앞으로 생활비는 점점 더 늘어날 텐데 부수입을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어, 최근 오전 시간대에 할 만한 알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대리운전, 주말알바 등 주업시간대를 피해 '쓰리잡'을 하고 있는 직장 동료도 여럿 있다"고 귀뜸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의 고용불안 증가도 부업을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완주 산업단지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 모(39)씨는 "40대 중반쯤부터 퇴직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선배들을 여럿 봤다"며 "요즘에는 평생직장, 평생직업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어 언제든 회사가 나를 버릴 수 있으니까 나 또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기업의 상시구조조정 시스템 확산과 높은 조기퇴직률로 인해 정규직 직장인들도 고용불안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양승수기자·ssyang011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