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으로 45년 만에 자전거를 배웠습니다.”

지난해 기본소득 1호 지급대상자로 선정된 김희경(45·익산시)씨는 수줍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지난 22일 열린 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 토크 콘서트에서 기본소득을 받고 난 경험을 풀어냈다.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전라북도 기본소득 실험-쉼표, 프로젝트’가 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로부터 시작됐다. 전주 화평교회가 마련한 1200만원을 모두 4명의 대상자에게 매달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하고, 기본소득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피는 프로젝트다.

선발 이전까지 기본소득을 몰랐던 김희경 씨는 기본소득을 ‘삶에 여유’라고 정의했다.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고 선물도 건네는 등 평소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을 했다. 그 중에서도 자전거를 구매해 45년 만에 배운 일을 가장 큰 경험으로 꼽았다. 크진 않지만 작은 변화가 생활에 여유를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희경 씨는 “처음에는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참여하게 됐다. 처음엔 곗돈을 탄 것처럼 생각됐다”며 “6개월 동안 소중한 경험이 됐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 등 각종 이유로 생각만 하던 일들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실험 이후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에게 지원될 수 없다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고령층, 청년층 등을 우선으로 하면 좋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콘서트에 참석한 군산대학교 사회복지과 서정희 교수는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제도 가운데 하나다. 기본소득은 소득과 자산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개인에게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모든 개인에게 20만원에서 50만원 상당을 매달 지급하는 식이다”며 “재원 마련에 따른 증세 의견도 있으나 기본소득 30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다고 하면 전체 가구의 80%는 단 돈 1만 원이라도 세금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쉼표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이달을 끝으로 종료된다. 올해는 6월 13일 치르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기본소득에 대한 공론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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