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류옌둥 중국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을 접견하고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위한 중국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지난 25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청와대 따르면 문 대통령이 전날 강원도 평창에서 김 부위원장 등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대표단을 만나 남북관계 진전을 논의하며 직접 비핵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북 대표단을 앞에 두고 ‘비핵화’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북미대화를 위한 북한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행동을 보여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고, 우리 역시 비핵화 논의가 없이는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진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김 부위원장 등 북 대표단은 이날 문 대통령의 비핵화 발언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류옌둥 중국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을 접견하고 “최근 북한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며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게 중요하다”며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류 부총리도 “올해 들어 조성된 한반도 정세의 완화 추세를 중국은 기쁘게 바라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이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북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과 한국이 함께 잘 설득해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 김 부위원장 등 북 대표단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평창올림픽이 평화·화합의 올림픽 정신구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복원의 의미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가 되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오찬에는 우리 측 정 실장과 남관표 안보실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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