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검사가 자신이 당한 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면서 불붙은 우리 사회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중앙무대의 문학 연극영화 사진 등 문예계와 체육계서 대학사회와 정 재계로까지 번지는 기세다. 드디어는 지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전북의 한 유명극단서 일했던 여배우가 26일 전북지방경찰청서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8년 전 극단대표에 당했던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폭로했다. 여배우는 그 때문에 극단을 그만 뒀으나 자신 탓으로 쫓겨났다는 2차 피해까지 입었다.
  전형적인 성범죄 피해 사례 같다. 보통 남성들처럼 가해자인 극단대표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냈을 8년여 동안, 당한 여배우의 고통이 어떤 것이었을까를 생각하면 성범죄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서 뿐 아니라 여성인권 선진국서도 미투 캠페인이 시작된 게 지난해부터다.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에 자신이 당한 피해경험을 용기 있게 폭로하는 캠페인을 벌이면서부터다.
  미투 캠페인 후 미국 등 여성인권 선진국들서도 세계적 명성을 떨치던 유명 남성들이 수없이 추풍낙엽(秋風落葉)의 신세가 되고 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여성인권 유린 범죄가 얼마나 위선적이고 보편적이면서도 역사성 이중성 양면성을 가진 복잡하고 뿌리 깊은 범죄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국내 미투 운동 후 사건들이 공교롭게도 성범죄를 치죄하는 검찰조직과 여성인권 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앞장서 부르짖어온 문화예술계의 좌파 진보성향 인사들서 집중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도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이 성폭력 피해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사법 당국의 엄정수사와 엄단으로 성범죄 발본색원을 다짐했다. 그러나 성범죄 근절은 그 속성상 쉽지 않다. 근절을 위해 용기 있는 폭로와 고발이 절실하다. 함께하는(#With You)운동 동참도 요구된다.
  전북이 성범죄 청정사회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극단 여배우 사건뿐 아니라 도의회 여성의원 사건, 부안여고 제자 성 추행 교사 사건 등도 잇달았다. 성범죄 없는 문명사회를 위해 미투 운동은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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