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졸업식 풍경이 바뀌었다.

취업난 탓에 졸업장의 의미가 무색해졌고 당연하게 졸업식도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학사모를 쓰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떠들썩한 대학 졸업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우석대학교 한 학과 사무실에는 졸업생들이 찾아가지 않은 졸업장이 한 곳에 쌓여있다.

지난 23일 졸업식이었지만 졸업식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참석자가 적었다.

이 학과는 졸업예정자가 20명이었지만 졸업식에는 3명이 참석했다.

학과 조교는 “졸업식의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면서 “이마저도 3명 중 1명은 학원에 가야 한다며 졸업장만 챙겨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전주대학교와 전북대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주대학교 관계자는 “졸업장을 택배나 우편으로 보내달라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도 가족들이나 친척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단 졸업동기들과 간단한 인사를 하거나 기념사진을 남기는 정도가 다다”고 말했다.

이처럼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홀로 왔다 졸업식을 치르는 ‘혼졸’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지난 22일 진행된 전북대학교 졸업식에 참여한 졸업생 김모(27)씨는 홀로 졸업식을 치렀다. 김씨는 “아직 취업준비생이라 마음편한 졸업식이 아니어서 혼자 갔다 왔다”면서 “졸업식 전에 취업을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졸업식이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알바천국이 최근 1402명의 예비졸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8.4%의 응답자는 ‘졸업식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 중 62.4%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으며, ‘취업, 시험 준비에 시간이 빠듯해서(17.2%)’, ‘취업을 못해서(12.9%)’, ‘같이 졸업하는 동기가 없어서(7.5%)’라는 응답이 높은 호응도를 받았다./하미수 기자·misu7765@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